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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 이복자매 “트럼프는 히틀러 …대통령되면 재앙”

안네 프랑크 이복자매 “트럼프는 히틀러 …대통령되면 재앙”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1-28 13:25
업데이트 2016-01-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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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완전한 재앙이다. 내 생각엔 인종 차별주의를 선동하는 트럼프는 아돌프 히틀러처럼 군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 박해 시절 작성된 ‘안네의 일기’의 저자 안네 프랑크(1929∼1945년)의 이복자매인 에바 슐로스(87)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투고한 글에서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멕시코 국민을 비하한 트럼프와 유대인을 말살하려 한 히틀러가 절대 다르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슐로스는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을 맞은 이날, 뉴스위크에 쓴 기고문에서 지난해 유럽에 밀어닥친 시리아 난민 사태를 나치의 유대인 탄압과 견줘 이야기를 풀어갔다.

 홀로코스트는 대략 1941년부터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나치 독일이 유대인 약 600만 명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사건으로, 슐로스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다.

 그는 올해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의 주제가 ‘방관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면서 내전과 굶주림으로 조국을 떠난 시리아 난민과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핍박을 겪은 유대인의 경험이 비슷하다고 썼다.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강제병합한 1938년, 조국 오스트리아를 떠나 벨기에로 이주했다는 슐로스는 같은 유럽인이면서도 달에서 온 사람 취급을 받던 당시를 떠올리면서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시리아 난민은 적응에 더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슐로스는 유럽의 많은 나라가 시리아 난민을 받지 않고자 국경을 닫는 것을 보고 매우 좌절했다면서 2차 세계대전 때에도 많은 나라가 유대인 난민을 수용했다면 홀로코스트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도 적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 수용 문제는 유럽을 넘어 세계의 문제라면서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큰 나라들이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면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고 거론하면서 이를 막으려는 방해 인물로 트럼프를 언급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가 히틀러에 비교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화당의 경선 경쟁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캠프 고문인 맥스 부트가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2월 비슷한 수사를 일삼은 트럼프와 히틀러를 직접 비교했다.

 슐로스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등 연합국이 나치즘을 위시한 추축국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하던 2차 세계대전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어렵지만, 난민 문제를 풀려면 그래도 온 세계가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출신의 유대인 안네 프랑크와 슐로스는 동갑내기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피란 시절 친구처럼 지냈다.

 은신생활을 일기로 기록한 안네 프랑크가 1944년 8월 가족과 함께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에 체포된 뒤 1945년 2월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장티푸스로 숨진 데 반해 슐로스는 생존했다.

 딸과 아내를 수용소에서 잃은 안네의 아버지 오토는 전쟁이 끝난 뒤 슐로스의 모친인 프리치와 재혼하면서 슐로스는 안네의 사후 친구에서 이복자매가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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