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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 공포, 해외 태교·신혼여행 줄취소

‘소두증’ 공포, 해외 태교·신혼여행 줄취소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1-27 22:20
업데이트 2016-01-28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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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까지 지카 바이러스 확산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남미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산되자 태교여행을 예약한 임신부들이 취소에 나서는 등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소두증은 아이의 뇌가 자라지 않는 선천성 기형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4개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발표했다. 관광업계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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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사는 임신부 조모(32)씨는 “올 4월쯤 태국으로 태교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태국에서 소두증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급히 취소했다”고 27일 말했다. 그는 “임신 6개월 무렵 따뜻한 곳에서 쉬다 오려고 했는데 제주도로 행선지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임신부 최모(34)씨는 “다음달에 사이판으로 태교여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위약금 40만원을 물고 취소했다”며 “중남미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발병하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2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임신·육아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에는 ‘소두증 유행한다는데 태교여행 괜찮을까요’ 등의 우려 섞인 글이 매일 10건 이상 올라온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상황보고에서 “최근 2개월간 지카 바이러스가 중남미 21개국 및 태국 등 총 24개국에서 발생했다”며 “될 수 있으면 발생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최근에는 임신 5개월 안팎에 괌이나 동남아시아 등 휴양지로 태교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다. 따라서 관광업계는 걱정이 많다. 한 여행사 대표는 “지난해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며 “중남미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멕시코 칸쿤이나 동남아로 신혼여행을 계획했던 예비부부들도 일정 변경을 문의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도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카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년이라는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집트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있다거나 공기를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된다는 근거 없는 정보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엘살바도르 등에서 2년간 임신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잠복기가 2년이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남미 등을 다녀와서 2주 안에 증상이 없다면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온몸에 빨간 반점이 생기고 전신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지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모기, 수혈, 성교 등으로 옮으며 공기를 통한 사람 간 전파는 보고된 사례가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01-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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