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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돌아온 제주공항…“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제주공항…“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

입력 2016-01-27 11:38
업데이트 2016-01-2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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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때문에 우리 세 모녀가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아이들 돌보러 집으로 돌아가요.”

“내가 늦깎이 체류객”이라며 함박웃음을 짓던 이주현(41·여)씨는 27일 오전 제주를 떠나는 자신을 공항까지 배웅하러 온 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최근 제주 폭설로 승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혼잡을 빚었던 제주공항이 27일 체류객이 해소되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제주 폭설로 승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혼잡을 빚었던 제주공항이 27일 체류객이 해소되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지난 20일 노모를 모시고 제주 서귀포시에 사는 언니네를 방문했다가 폭설 때문에 발이 묶였다.

당초 일요일인 24일에 제주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공항마비 사태와 대기표 뽑기 전쟁으로 일정이 사흘이나 늦춰졌다.

이씨는 “예약을 뒤로 늦추고 느긋하게 언니네 집에 더 머물렀다”면서 “결혼 전 세 모녀가 한집에 붙어살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 초등학생 아이 둘을 혼자 돌보느라 고생했을 남편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일상복귀를 서둘렀다.

공항이 정상화된 지 사흘째인 이날 제주공항 대합실에는 막바지 체류객들이 여유로운 모습으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산한 대합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는 사람들과 정장차림에 캐리어를 끌며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 등산 배낭을 메고 무리지어 다니는 중년의 모습은 공항이 폭설 이전의 상황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합실 바닥에 한가득 깔렸던 스티로폼과 매트, 기둥 한편을 차지하던 박스 더미와 모포는 어느새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텐트족들의 차지였던 공항 2층 복도와 계단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대기표를 나눠주며 항의 소동을 빚어지기도 했던 항공사 카운터에는 일상적인 발권 문의만 이어졌다.

지난 23일 하얗게 눈 덮였던 공항 활주로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흙빛 아스팔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1층 유실물 보관소 앞에서 한국공항공사 사회봉사단들이 수거한 모포와 스티로폼을 정리해 운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공항마비사태는 떠올리기도 힘들 정도였다.

양영백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주무관은 “어젯밤 공항에서 임시로 생활하던 마지막 19명까지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서 공항이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면서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에 고생한 체류객, 항공사 직원분들께 수고했다는 말과 협조에 응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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