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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3주’ 北 왜 조용한가…안보리 제재 앞두고 상황관리

‘핵실험 3주’ 北 왜 조용한가…안보리 제재 앞두고 상황관리

입력 2016-01-27 09:59
업데이트 2016-01-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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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과 달리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남 심리전으로만 대응

지난 6일 북한의 기습적인 4차 핵실험 직후 우리 정부는 상응 조치의 하나로 ‘북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직접적인 대남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작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때와 달리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를 앞두고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핵실험에 이어 대남 군사도발까지 감행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이 주도하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에 난색을 표시할 명분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인식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4차 핵실험 3주째인 27일 “북한군은 현재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고 핵실험 직후 경계태세를 높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남 전단은 하루도 빠짐없이 날리고 있으며 대남 확성기 방송도 계속 시행 중이다. 그 외 특별한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8월 우리 군(軍)의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재개에 강력히 반발하며 서부전선 포격 도발을 감행하고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지만, 이번에는 대남 심리전으로 대응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대남 전단 살포 등 대남 심리전으로 대응하는 것 자체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아프게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며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한 대응은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채택까지는 관리 국면일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핵실험 국면인데 대북 확성기 방송 등에 반발하면 안보리 제재 수위를 조절하는 데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지금 강하게 나오면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을 난처하게 할 수도 있으니 북한으로서도 유리한 점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실험이라는 가장 강력한 방식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분노를 유발한 상황인 만큼 일단은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하면서 안보리 제재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은 직접적인 도발은 피하는 대신 관영매체 등을 동원한 대남 비난의 수위는 높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냉대만 받은 요망한 말장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 대해 “남조선 집권자가 경제 비상 상태를 운운하며 국회를 향해 악청을 돋구고 뻔뻔스러운 자화자찬에 온갖 요망을 부렸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을 향해 ‘특등 거짓말쟁이’ ‘근로 인민들의 운명을 짓밟는 독재자’ ‘독재와 악정에 열을 올리는 희세의 악마’ 등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망발을 쏟아냈다.

북한이 지금은 상황관리 차원에서 ‘몸조심’을 하고 있지만 안보리의 대북결의가 나온 이후에는 제재 내용에 따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의 전략적 도발을 추가로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의 한 소식통은 “지금 당장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임박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작년 11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실패했고, 이번 핵실험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상황이어서 장거리 미사일을 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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