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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독방은 재기 기회 빼앗는 것”…청소년 독방수감 금지

오바마, “독방은 재기 기회 빼앗는 것”…청소년 독방수감 금지

입력 2016-01-26 14:23
업데이트 2016-01-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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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기고문 통해 수감자 정신치료 확대 등 교정 개혁안 제시연방 대법, 청소년에 대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 금지 소급적용 결정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앞으로 청소년과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는 독방에 수감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독방 수감을 재고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은 ‘두 번째 기회’의 나라이지만 독방 수감의 기회는 이 두 번째 기회를 제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지난해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뉴욕 브롱크스 출신의 22세 청년 칼리프 브라우더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브라우더는 16세 때인 2010년 백팩을 훔친 혐의로 수감된 후 재판 한 번 받지 못한 채 3년 중 2년을 독방에서 갇혀 있었고, 출소 이후에도 피해망상과 불안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날 미국에서는 칼리프의 경우처럼 독방이 남용돼 가슴 아픈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감옥엔 청소년과 정신질환자를 포함해 10만 명이 독방에 수감돼 있고, 이 가운데 2만 5천 명은 수개월에서 1년까지를 다른 이들과의 접촉 없이 독방에서 지낸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방 수감이 심리적으로 파괴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우울증, 착란, 사회성 약화, 폭력성과 연결돼 있고 정신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하기도 한다. 독방 수감자의 자살률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나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인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독방 수감의 효과를 알면서 어떻게 우리가 누군가를 불필요하게 독방에 넣고, 또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길 기대하겠는가? 이는 우리는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며 보편적인 인간성에의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따라 지난해 여름 법무부에 독방 남용 실태에 대해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법무부는 수감자 자신의 안전이나 다른 이들의 안전을 위해 독방 수감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독방 수감이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법무부의 조사 결과를 수용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기고문을 통해 청소년 수감자나 경범죄 수감자에 독방 수감을 금지하고, 수감자들의 정신질환 치료를 확대하며, 독방 수감자들이 독방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내용의 교정체계 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개혁안을 적용한 일부 주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콜로라도는 독방 수감자의 수를 줄인 후 교도소 직원에 대한 공격이 2006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뉴멕시코도 개혁안 도입 후 더 많은 수감자들이 유망한 복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연방 교도소들도 2012년 이후 독방 수감을 25% 줄였고, 그 결과 직원에 대한 공격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지적했다.

그는 “우리 미국인들은 구원을 믿는다.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 삶을 다시 일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더 나은 미래, 재기의 길을 열어준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나라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고문을 끝맺었다.

한편 이날 미국 대법원은 살인죄가 확정된 청소년에게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2012년 대법원 결정이 이전에 종신형이 선고된 이들에게도 소급 적용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18세 이전 청소년 시절 저지른 살인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죄수 수백 명에 가석방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지난 2010년 살인이 아닌 다른 중범죄를 이유로 청소년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판결했으며, 이어 2012년 살인을 저지른 청소년에게도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를 금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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