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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 도쿄서 절규…“아베가 직접 사죄하고 배상하라”

위안부 할머니들 도쿄서 절규…“아베가 직접 사죄하고 배상하라”

입력 2016-01-26 11:22
업데이트 2016-01-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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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선·강일출 할머니, 日의원회관서 회견…‘피해자 빠진’ 한일합의 비판 “돈 몇푼으로 입 막으려하나…소녀상에 손 못대”

조준형 특파원= “피해자는 뒤로 물러서 있게 해 놓고 가만히 돈 몇푼 쥐어주고 입을 막으려고 해? 절대로 안돼지.”(이옥선 할머니)

“아베는 뭐하는 거야. 일본 국민은 잘못없어. 아베가 무릎 꿇고 사죄해!”(강일출 할머니)

26일 일본 정치의 1번지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중의원 제1의원회관 다목적홀. 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0), 강일출(89) 할머니가 내외신 기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작년 12월 28일 한일 정부간 군위안부 합의가 도출된 이후 처음 피해 당사자가 일본을 방문해 발언한 것이다.

할머니들은 때로 온 몸의 힘을 쥐어짜내듯 목소리를 높여가며 ‘피해 당사자’가 빠진 한일합의를 비판했다. 또 일본 정부 최고 책임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직접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가 왜 여기에 왔는지 생각해달라”며 “피해자는 어디있고 정부는 어디에 있나. 피해자는 눈을 감게하고 뒤로 물러서있게 해 놓고 돈 달랑 몇푼 쥐어주고 할머니들 입을 막으려하고 해? 절대로 안돼죠”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이번 합의가 진행(이행)이 되겠는가”라며 “우리는 너무 분하다”고 덧붙였다.

격앙된 이 할머니는 “우리가 아베(신조 총리)에게 어떻게 하면 공식 사죄를 받고 법적 배상을 받겠느냐”며 “오늘 이 장소에서 아베를 좀 볼 수 없겠는가. 내가 아베에게 질 것 같으냐”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강 할머니는 “외국에서 고생한 우리를 빼 놓은 채 합의를 할 수 있는가”라며 “일본 국민들이 잘못한게 아니라 일본 정부가 잘못한 것이다. 아베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이어 “아베는 뭐하는 것이냐”라며 아베가 (우리 앞에서) 무릎꿇고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만약 아베 총리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할머니는 ”우리가 죽기 전에 사죄를 해야지“라며 ”독일은 해결했잖아. 일본 하나 남았잖아“라고 말했고, 강 할머니는 ”아베가 나와서 공식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군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일본 일부 정치인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격정을 토했다.

강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소장파 의원시절 위안부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는 솔직히 당한대로 말하는데 우리가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거냐“고 일갈한 뒤 ”역사문제는 솔직히 해야지. 일본에도 후세들이 있고 한국에도 후세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심부름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두 남자가 길을 막은 채 끌고 갔다“고 소개한 뒤 ”내가 (위안소에서) 도망가다 다리를 칼에 찔렸다“며 ”우리가 거짓말하는 것이냐, 당신들이 거짓말 하느냐“라고 따졌다.

할머니들은 일본 측이 강조하는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말했다.

이 할머니는 ”누구라도 거기 손을 못 댄다“고 말했고 강 할머니는 ”우리를 죽여 놓을지 소녀상을 없앨지 둘 중 하나로 말하라“면서 ”우리가 살아 있는데 왜 소녀상을 없애는가“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또 자신이 이제까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에 대해 언급하던 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할머니들과 동행한 ‘나눔의 집’(군위안부 피해자 쉼터)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은 일본의 범죄사실을 정확히 전달하고 한일합의에 반대하며 합의에 이러이러한 것들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일본을 방문했다“고 소개한 뒤 ”일본 국회의원을 통해 아베 총리 면담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또 한일합의에 포함된 ‘군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에 대해 ”가해자 중심의 용어로서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는 16살 때 울산, 경북 상주에서 각각 끌려가 중국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두 할머니는 해방후에도 중국에서 거주하다 1999∼2000년 영구 귀국한 뒤 경기도 광주시의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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