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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도 일선지점서 PB 영업한다’…대신증권의 파격

‘변호사도 일선지점서 PB 영업한다’…대신증권의 파격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26 07:05
업데이트 2016-01-2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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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금융회사 영업점에서 특별 관리와 투자 상담 서비스를 받는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군이었다.

그러나 세태의 변화에 맞춰 전문직들이 VIP 고객으로서의 ‘지위’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부자 고객을 상대하는 ‘증권사 영업맨’으로 변신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고액 자산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직 PB(프라이빗뱅커) 10명을 채용했다.

이번에 선발된 PB들은 변호사 3명과 회계사 4명, 세무사 3명이다. 이들 10명의 PB는 조만간 일선 영업지점에 배치돼 고액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담 업무를 맡게 된다.

일반 지점에 소속된 PB 담당자로 변호사 등 전문직을 대거 채용한 것은 대신증권이 증권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금융권 전체에서도 이례적이다.

대개 금융투자회사에서 이른바 ‘사’(士)가 붙는 전문직 인력은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경영전략 수립이나 법무·세무자문, 상품개발 등을 담당하거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담 업무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신증권이 이처럼 일선 영업 지점 PB 분야에 전문직 인력을 투입한 것은 최근 증권업계가 영업 전략을 점점 양분화시키는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증권사들은 이른바 매스(mass·대중) 고객층에 대해선 담당 인력을 줄이고 자동화된 서비스를 도입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 자동화된 자산관리와 상담업무를 제공해준다. 이는 증권사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고객으로서도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으로 인식되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밀려 최근 4년간 폐쇄된 증권사 지점만해도 600개를 웃돈다.

반면 수수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자산가들에게는 더욱 개인화되고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 PB들은 마치 개인 집사처럼 재테크 상담뿐 아니라 법률과 세무, 회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넘쳐나면서 이들이 다른 영역에까지 발을 뻗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변호사만 해도 매년 2천여명씩 늘어나면서 법조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자 일자리를 찾아 각 분야의 영업 일선으로까지 업무영역을 점점 넓혀가는 추세다.

이번 대신증권의 전문직 PB 채용도 로스쿨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많은 지원자가 몰려 예상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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