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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성 밝은 아이들이었는데”…주민들 ‘애석’

“인사성 밝은 아이들이었는데”…주민들 ‘애석’

입력 2016-01-21 14:24
업데이트 2016-01-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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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면 ‘다 죽여버리겠다’…부인이 무서워해”

“오다가다 만나 인사하면 아이들이 너무 밝아 화목한 줄 알았는데…”

21일 오전 9시께 경기도 광주시 24층짜리 아파트 18층에서 A(48·중장비 운전기사)씨가 부인(42)과 아들(18·고2), 딸(11·초4)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한채 안타까워 했다.

특히 숨진 아이들이 인사 잘하는 예의바른 학생들이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A씨 가족의 끔찍한 소식을 듣고 아파트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은 “어떡해~ 정말 그랬대요?”라며 애석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네 식구 모습을 종종 봤다는 아파트 24층에 사는 한 주민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아들이 엄청 밝았던 걸로 기억한다. 일요일 저녁에도 아빠랑 다니는 것을 더러 봤고 인사하면 애들이 너무 밝아 화목한 가족으로 알았는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는지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애통해 했다.

같은 동 20층에 사는 할머니는 “아침 8시50분쯤 손주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때까지 18층에서 별다른 소리는 듣지 못했다”며 “왕래가 없어 잘 모르지만 왜 그랬는지 너무 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2014년까지 4년간 같은 동 주민대표 회장을 지낸 주민 안병학(59)씨는 “충격적이죠. 가족들 다 그러고 뛰어내렸다니까. 이사올 때 대출이 많아 힘들어 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다”고 전했다.

끔찍한 일이 발생한 아파트는 25평형, 33평형 2개 동 236가구가 거주한다.

이 아파트 이상훈(62) 관리소장은 “그분들은 이사온 지 꽤 오래된 걸로 기억하는데 입주자 카드에 인적사항이 등록된 게 없고, 등록된 차량도 없어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숨진 아저씨가 중장비 기사라는 말을 들었는데 단지 주차장에는 중장비 차량을 대지 못하게 하고 있고 다른 차가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리비가 세대별 월 15만∼20만원 정도 나오는데, 돌아가신 분 집은 연체내역이 없다”며 “왜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2011년 1월 20일 이 아파트로 이사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거래가는 1억5천800만원으로 당국에 신고됐다.

두달 후인 그해 3월 A씨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8천4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구체적인 경제적 상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초등학교 4학년인 A씨의 아들과 딸은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고 교우관계도 원만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결석을 오래했다거나 하는 특이사항이 없고 친구들과 관계도 원만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부인과 같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한 지인은 “중간에 2∼3년 쉰 것 빼고는 1999년부터 A씨 부인과 함께 일했는데 평소 남편을 무서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남편이 술을 마시면 너네 다 죽이고 나도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A씨 부인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가정폭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A씨 부인과 함께 근무한 다른 직원은 “아들이 어렸을때 아빠(A)가 애를 던졌다는 말을 (A씨 부인에게) 들은 기억이 나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딸이 어제도 사무실에 엄마(A씨 부인)와 함께 나와 5시간 넘게 있다가 갔는데…믿기지가 않는다”며 안타까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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