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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고 싶지 않은 느낌, 제네시스의 럭셔리”

“내리고 싶지 않은 느낌, 제네시스의 럭셔리”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6-01-19 17:46
업데이트 2016-01-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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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자인팀, 프리미엄 세단 ‘EQ900’ 품격을 말하다

현대자동차의 최첨단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EQ900’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 출시 예약만 1만 5000여대를 올리는가 하면 해외에서도 내외장 디자인을 두고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웅장한 느낌의 크레스트(유럽고귀족 가문의 문장이라는 뜻)그릴을 필두로 크지만 긴장감 있는 보디라인을 갖춘 EQ900. 1등석 항공 시트를 연상시키는 가죽 질감, 디테일한 봉제 선, 감각적인 색깔. 누가 디자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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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Q900 디자인팀이 지난 18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병철 프레스티지디자인실장(이사), 외장 디자인 담당 김승진 책임, 시트 디자인 담당 하성동 책임, 컬러 담당 이현진 책임.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EQ900 디자인팀이 지난 18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병철 프레스티지디자인실장(이사), 외장 디자인 담당 김승진 책임, 시트 디자인 담당 하성동 책임, 컬러 담당 이현진 책임.
현대자동차 제공
“산고의 고통을 겪였습니다. 하하.”

지난 18일 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EQ900의 디자인 과정을 총괄한 주병철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장은 “안팎의 관심이 커 양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시간들을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달관의 미소였다. 프레스티지디자인팀은 2011년 12월 말 EQ900 디자인에 착수해 양산까지 만 4년을 꼬박 한 차를 만드는 데 쏟았다. 제네시스 전담팀은 모두 16명.

현대차의 사활이 걸린 만큼 오너의 관심도 부담이자 힘이었다. 지난해 12월 EQ900의 공식 브랜드 출시 현장에 직접 나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년에 수차례 남양연구소를 찾아 EQ900의 디자인을 직접 점검했다고 한다. 연구소에서 충북 단양 등 하루 200㎞를 직접 몰아 달리는가 하면 경쟁차를 한꺼번에 모아 주행성, 조작성, 소음, 내부 디자인을 비교해 피드백을 줬다.

주 실장을 비롯해 EQ900의 외장을 디자인한 김승진 책임, 시트 디자인의 하성동 책임, 컬러를 담당한 이현진 책임을 만나 EQ900의 디자인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동차마다 철학이 있다. 제네시스의 철학은 인간이라고 했다. EQ900의 인간 중심 철학, 디자인적으로는 어떻게 풀어냈나.

주 실장 디자인에서 인간 중심이라는 건 내장 쪽에 집중돼 있다. 전체적인 모양을 멋있게 하기보다는 사람의 어떤 감성, 즉 사람이 차 안에 탔을 때의 만족감을 극대화하려 했다. 예를 들면 내리고 싶지 않다는 느낌? 편의성, 조작성, 재질이나 고급스러움을 운전자에게 맞췄다. 조수석과 VIP석도 안락함과 품격을 극대화했다.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프리미엄 디자인의 기준은.

주 실장 럭셔리는 꿈 같은 것이다. 선망의 대상이지만 소유하기 어려운, 수십억원씩 하는 제품을 뜻한다. 우리는 노력하면 소유할 수 있는 개념이다. 그렇지만 기존과는 다른 가치를 주려 했다. 과시를 한다든지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 앞서 말한 인간 중심 철학이 그것이다. 사실 EQ900가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제일 젊은 브랜드여서 기존의 프리미엄차 디자인 경향을 따라가기보다 좀 더 젊은 디자인으로 가려 했다.

→외장 디자인은 어떤 이미지에서 주로 영감을 받았나.

김 책임 고급 요트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로 시작했다. 요트는 앞이 사선으로 날렵하게 돼 있는데 뒤에서 뚝 떨어지는 요소를 많이 갖췄다. 캐빈은 작은데 휠 아치가 감싸면서 떨어지는 볼륨감 등이 대표적이다. 큰 포물선을 더해 직선라인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현대 브랜드에서 제네시스로 가면서 더 우아해 보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지향했다. 차는 직선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직선이 없다. 앞 모양이 에쿠스 느낌이 난다는 얘기가 있는데 크레스트 그릴로 제네시스 이미지를 잡아서 그렇다.

→시트 디자인에 대해서도 얘기해 달라.

하 책임 작은 차, 고급차, 일반차라고 해서 각각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 건 아니지만 프리미엄차는 전체보다는 디테일, 즉 소소한 곳에 더 집중한다. EQ900는 특히 사람이 앉았을 때 느끼는 인체 과학적인 조작감에 차이를 뒀다. 운전자와 승객의 자세 차이를 연구해 좌석마다 느낌이 다르게 했다. 평생을 가도 못 타 볼 항공기 1등석도 타 봤다. 뒷자리에 앉았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했다.

→요즘 유행하는 로즈골드 컬러가 선택지에 있어 놀랐다.

이 책임 고급차는 보통 무채색 위주로 잘 나간다. 블랙이 80% 이상 팔리는 차라고 보면 된다. EQ900는 무채색을 기본으로 유지하되 유행을 반영해 선택지를 넓혔다. 메탈 소재에서 뽑아낸 메탈 천연 컬러를 자동차에 입히려는 시도가 많은데 무채색에 밝은 그레이지만 로즈골드 느낌을 입혔다. 새파란 블루가 아닌 회색에 파란색을 입힌 코스모그레이도 그렇다.

→2020년까지 구축할 나머지 5종의 제네시스 디자인은?

주 실장 아주 크고 자신감 있는 크레스트 그릴을 중심으로 정중하고 깊이 있는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해 달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1-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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