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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회견’ 된 文 신년회견…“통합 물꼬 틔우려 비켜선다”

‘고별회견’ 된 文 신년회견…“통합 물꼬 틔우려 비켜선다”

입력 2016-01-19 12:38
업데이트 2016-01-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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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제대로 살렸다고 볼 수 없지만 중대한 변곡점 마련”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대표의 19일 신년 기자회견은 결국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는 고별 기자회견이 됐다.

신년 회견은 당 대표가 제1 야당의 한 해 운영 기조와 철학을 밝히는 자리지만, 문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제 사퇴가 우리당을 살려내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거취에 회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대표직 기간의 일들을 회고하며 “못한 것은 통합인데, 통합에 물꼬를 튀우기 위해 제가 비켜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문 대표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표직 사퇴 결심에 대해 “우리 당을 제대로 살렸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당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아주 중대한 변곡점은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는 회견 문구를 밤늦게까지 직접 다듬었고 회견 장소인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미리 도착해 예행연습까지 했다.

회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전병헌 추미애 최고위원, 이목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이석현 국회부의장, 김경협 도종환 박광온 부좌현 이언주 임수경 한정애 의원 등이 참석했다.

회견을 마친 문 대표는 참석한 의원과 언론인 한명 한명과 악수하고서 회견장을 나갔고 입을 꾹 다문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탔다. 제1야당 대표로서 퇴장 광경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천정배 의원 및 정의당과의 통합 논의를 공식 논의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공감대를 이뤘나.

▲천정배 의원 측과는 통합이 논의됐고, 정의당과는 현실적으로 통합은 좀 어렵다는 판단하에 선거연합이 논의됐다.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의당과도 크게 통합 또는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범야권이 통합 되고 연대된 힘으로 이번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데 김종인 위원장도 아무런 이견이 없다.

--백의종군 방향은.

▲백의종군하더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돕겠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많이 돕는, 가장 크게 돕는 최선의 방법인지 잘 논의하겠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면서 전국 선거 지원유세를 하는 건가. 부산이나 수도권에 출마할 의향은 없는가. 인재영입위원장 역할은 계속 수행할 것인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출마하지 않겠다고 불출마선언을 했던 상태다. 아직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우리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돕겠다. 인재영입위원장은 백의종군을 한다면 모든 직책을 다 내려놓는 것이 깔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의당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나.

▲제가 안철수 의원의 신당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맞서서 야권을 이기게 만들고 또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끌 중심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이다.

--호남 민심이반에 대한 대책은.

▲호남 민심 이탈은 참으로 송구스럽다. 비단 호남뿐 아니라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 또 새누리당 정권에 계속 이렇게 정권을 맡겨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국민 모두에게 우리당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정말 당 대표로서 몸 둘 바를 모르는 심정이다. 호남이 바라는 것은 또 야권 지지층이 바라는 것은 우리 당이 새로워지고 이기는 정당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반드시 우리 당을 그렇게 변화시키겠다. 우리 당을 새롭게 만들고 호남뿐 아니라 호남 바깥에서도 이길 수 있는 그런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만들어낸다면 호남 민심도 다시 우리 당으로 돌아와서 기꺼이 우리 당을 선택해줄 것이라 믿는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공천혁신안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공천 시스템에 대해서 김종인 위원장이 다른 특별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당은 이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드렸다. 호남에 대해서는 특히 광주에서는 좀 더 특별하게 시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그런 어떤 공천절차가 가능할지 모색해보려고 한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본인이 책임을 어떻게 질 수 있다고 보나.

▲아직 우리 당을 제대로 살렸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당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아주 중대한 변곡점은 마련했다고 본다. 저의 사퇴가 우리당을 살려내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어느 수준이면 총선승리라고 할 수 있는지 그건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새누리당 과반수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당이 총선에 임하는 목표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서 제가 당대표직에 있든 대표직에 있지 않든 백의종군하든 어떤 위치에 있든 저는 총선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렇게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통합이 아니라 분열의 씨앗이 됐다는 비판이 있다.

▲그동안 우리 당을 나간 분들이 제가 사퇴하지 않는 것이 당을 나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제가 사퇴한다면 다시 통합을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의 사퇴를 계기로 통합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야권 내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에 대한 입장은.

▲부적절한 말이다. 이승만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정부수립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1919년 3·1 독립운동으로 건국됐고 해방 후 정부 수립에 의해서 독립된 그리고 자유 민주적인 국가를 재건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이 대통령이 정부수립 이후 최초 발행한 정부의 관보에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연호가 표시돼 있다. 이 대통령이 국부고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역사인식은 우선 맞지도 않을뿐더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말이다.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를 영입하려다 반발이 있었다. 지금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과 당내 분위기가 다른 이유는.

▲우선 두 분의 위치나 역할이 다르고 무엇보다 그 분을 모시는 것에 대해서 당내에서 공감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들이 달랐다.

--가계부채 증가와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가계부채는 근본적으로 가계소득을 높여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줄곧 주장한 소득주도 성장과 경제민주화가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할 수 있도록 DTI(총부채상환비율)·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정도에서 이뤄지고 경제성장률 범위를 넘어서지 않도록 가계부채 총액을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 선거전략은.

▲부산·경남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여러 후보가 있다. 대구에서도 김부겸 전 의원이 지금 앞서가고 있다. 영남의 정치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가 영남지역과 강원지역을 이번 총선승리를 위한 전략지역으로 설정해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낸다면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 기대한다.

--호남 의원들의 탈당사태에 대한 입장과 호남 총선 전략은.

▲대표사퇴 시기를 조율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사퇴 시기를 끌 이유가 전혀 없다. 대표사퇴는 그냥 사퇴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대표 사퇴가 아니라 선대위에 전권을 넘겨주는 것이다. 거기에 우리 당헌당규상의 절차들이 필요하다. 광주·호남의원님들도 아마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사퇴의 의지, 그리고 선대위에 전권을 이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탈당을 고심하는 의원들에 게 답이 됐다고 본다. 우리당이 새로운 정당이 돼서 새로운 인물들로 기득권 정치세력과 대결하는 것, 그것이 호남 민심이 바라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당은 호남 민심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번에 후보들도 선출하고 또 총선 전략도 마련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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