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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제 새 길을 가자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길 가다 기름 넣듯 수소차 충전…충남 경제·환경 ‘화학반응’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길 가다 기름 넣듯 수소차 충전…충남 경제·환경 ‘화학반응’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6-01-18 22:34
업데이트 2016-01-1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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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서 수소연료로” 굴뚝 없는 충남의 미래

지난해 10월 1일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 신도시(홍성·예산)에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다. 전국 16번째 수소충전소다. 다른 곳은 연구원 안에 지어졌지만, 이번엔 도로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제1호 수소충전소’라고 할 만도 하다. 일반인에게 수소연료전지차가 보급되면 언제든지 민간용으로 전환해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충남도의 ‘수소경제사회’를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이 충전소는 시간당 6대, 하루 40대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전국 최대 규모다. 국비 15억원 등 모두 46억원을 들여 지은 충전소는 충남테크노파크가 운영한다. 전문 인력 2명이 상주해 있다. 지금은 충남도 관용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17대에 수소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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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구입한 관용 수소차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구입한 관용 수소차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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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사회를 추구하는 충남도가 관용차로 구입한 수소승용차 17대. 연료는 충남도청 근처 충전소에서 넣는다. 충남도 제공
수소경제사회를 추구하는 충남도가 관용차로 구입한 수소승용차 17대. 연료는 충남도청 근처 충전소에서 넣는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수소경제사회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것은 지역 특성으로 볼 때 역설적이다. 빈준수 녹색성장팀장은 “충남은 화력발전소 등이 많아 전국 온실가스 최대 생산지”라면서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미래 친환경 에너지의 중심축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 수소연료다. 역발상에서 나온 최첨단 미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가 충남에 있다. 태안, 당진, 서천 등 서해안을 끼고 화력발전소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국내 화력발전량의 50.3%가 충남에서 나간다. 전체 전기 발전량을 따져도 19.6%를 차지해 부동의 1위다. 현재 진행형인 당진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서산시, 보령시, 태안군 등은 송전선로 설치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과 끊임없이 갈등도 빚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의 생산, 저장과 사용까지 감당하는 수소경제를 이끌 수 있는 기반도 탄탄하다. 그 중심에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와 당진 현대제철이 있다. 수소는 원유에서 나온 납사로 플라스틱 등을 만들 때, 또는 제철 과정에서 부생 가스로 나온다. 충남의 부생 수소 생산량은 연간 20만t이다. 전국 수소 생산량의 3위로, 수소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은 널려 있다.

충남도가 수소연료와 관련해 공급에 중점을 두는 분야는 자동차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서산의 동희오토 등 대형 완성차 업체 2곳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58만대를 생산하며 충남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다. 근로자만 5500명에 달한다. 이번에 충남도가 도입한 수소연료전지차 17대도 현대차가 제작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는 무려 1062개나 입주해 있다.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이 집적지로 86%가 몰려 있다.

이구주 도 주무관은 “현시점에서 수소연료가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많이 상용화돼 있지만 활용 폭이 더욱 넓어지면 상업·가정용으로도 많이 쓰일 것”이라며 “수소차도 지금은 정부나 자치단체 등 관용이지만 최근 일부 법인들도 구입 신청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주무관은 “일반인도 수소차를 모는 시대가 오면 수소연료 생산은 늘고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해 10월 일본 이와타니 회사를 방문해 수소경제사회를 열기 위한 빠른 행보를 했다. 이와타니는 1941년부터 화학공장에서 배출돼 버려지던 수소를 연료로 팔아 현재 일본 수소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수소전략 로드맵을 채택해 수소산업 활성화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충남도는 오는 3월쯤 수소경제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올해 말 용역이 끝나면 장기 로드맵이 나온다. 정도영 충남도 주무관은 “2005년 정부가 수소경제 국가비전 및 실행계획 수립 연구를 했지만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니, 수소연료 로드맵은 전국에서 우리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11년 전 정부는 2040년까지 에너지 중 15%를 수소연료로 대체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의 절반이 수소연료전지차로 바뀌고, 가정·상업과 산업분야 에너지는 각각 22%와 23%가 수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석유는 22.7%, 석탄은 3.1%씩 비중이 준다고 했다. 2012년 석유와 석탄의 에너지 비중은 각각 41.2%, 22.9%였다. 수소연료 비중이 늘어나면 석탄 등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의 비중이 줄고 충남도의 환경도 개선될 것이니 수소경제에 ‘올인’하는 것이다.

미국 에디슨전력연구소는 2040년쯤 석유가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가 수소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아이슬란드는 1999년 수소경제 프로젝트를 국책 사업으로 채택했다. 에너지 강국이 산유국인 중동에서 수소경제 선도 국가로 옮겨 갈 것으로 봤다. 자동차 회사 등도 앞다퉈 수소차를 개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에 충남도가 지난해 4월 정부에 신청한 ‘수소연료전지차 부품 실용화 및 산업기반 육성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충남은 2021년까지 연구개발(R&D) 비용 2324억원의 절반 정도를 국비로 받을 수 있다. 일반인 수소차 운행에 대비해 수소충전소 5곳도 짓는다. 김하균 충남도 경제산업실장은 “충남이 녹색 에너지 시대를 이끄는 중심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6-01-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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