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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권교체] 反中정서 ‘딸기 세대’의 분노… 쯔위 사태에 134만명 몰표

[대만 정권교체] 反中정서 ‘딸기 세대’의 분노… 쯔위 사태에 134만명 몰표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1-18 22:34
업데이트 2016-01-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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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당선은 청년층의 복수” WSJ 대만 정권 교체 배경 보도

“차이잉원(蔡英文)의 당선은 ‘딸기 세대’의 복수다.”

지난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압승한 차이잉원(왼쪽 두 번째) 민진당 주석이 18일 타이베이시 중산구에 있는 중앙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차이 당선자는 감기 증세에도 불구하고 외교 관련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타이베이 연합뉴스
지난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압승한 차이잉원(왼쪽 두 번째) 민진당 주석이 18일 타이베이시 중산구에 있는 중앙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차이 당선자는 감기 증세에도 불구하고 외교 관련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타이베이 연합뉴스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대승을 거둬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배경에는 ‘딸기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층의 분노와 좌절이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딸기 세대란 1981년 이후 태어난 대만 청년을 일컫는 말로, 그들이 부모 세대와 달리 사회적 압박과 고된 노동에 딸기처럼 쉽게 상처를 받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용어다. 나약하고 자기 만족적이며, (사회적·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며 청년들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2008년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천윈린(陳雲林) 회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반(反)중국 대학생 단체들이 ‘야생딸기운동’을 벌이면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딸기 세대는 대만의 영토를 노리는 중국에 대한 적대감과 어두운 경제적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공유하고 있다. ‘22K 세대’(초임 2만 2000대만달러·79만원 세대)로도 불리는 청년층은 20년째 제자리걸음인 초봉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이 친중 성향 집권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 대신 차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이번 총통 선거에서 20~29세 투표율은 7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직전 2012년 선거에서는 60% 수준이었다. 특히 대만 내 반중 정서를 불러일으킨 ‘쯔위 사태’로 청년 134만명(전체 유권자의 7.1%)이 차이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양안정책협회의 조사를 인용해 전했다. 이는 차이 후보가 획득한 689만표의 19.5%에 해당한다. 훙야오난(洪耀南) 양안정책협회 사무총장은 “투표율이 1996년 이래 최저치인 66%에 머물렀는데도 차이 당선자가 56%의 득표율을 올린 것은 젊은 유권자의 지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1-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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