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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전부장에 김영철?…남북 ‘강대강’ 대치 장기화 가능성

北 통전부장에 김영철?…남북 ‘강대강’ 대치 장기화 가능성

입력 2016-01-18 14:35
업데이트 2016-01-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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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소니 해킹·DMZ 도발 배후 지목된 군부 핵심 실세남북대화에 많이 관여한 군부내 대남통…성향은 ‘강경파’ 분류전문가 “마이웨이 신호…대화보다 공작·군사적 대응에 무게”

북한이 작년 말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으로 군부 강경파로 꼽히는 김영철(70) 군(軍) 정찰총국장을 임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 파행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대북소식통은 18일 “김영철이 김양건 후임으로 통전부장이 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김영철 통전부장설’에 무게를 뒀다.

우리 정보당국도 김영철의 통전부장 내정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인민군 대장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군부의 핵심 인물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남북대화에 관여한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대남통이기도 하다.

그는 1989년 남북 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때 북측 대표였고, 1990년 남북 고위급회담 때도 북측 대표단에 참여했다.

이후로도 ▲ 남북고위급회담 군사분과위 북측위원장(1992년) ▲ 남북정상회담 의전경호 실무자접촉 수석대표(2000년) ▲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대표(2006~2007년) ▲ 남북 국방장관회담 북측 대표단(2007년) 등을 맡아 남북대화에 관여했다.

2009년 중장에서 상장으로 승진하면서 대남공작 사령탑인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함정 간 교전이 발생한 직후인 2014년 10월 7일 남측에 ‘긴급단독접촉’을 제의하면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파트너로 김영철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남측이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을 회담 대표로 수정 제의함에 따라 김영철은 같은 달 15일 류 실장과 서해 NLL, 대북전단 문제 등 남북 현안을 놓고 회담을 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담 당시 김영철은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라는 직책을 달고 나왔다.

김영철은 남북대화 경험이 풍부하고 언변이 뛰어나 회담 상대방을 애먹게 했다고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작년 12월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은 대남 온건파로 분류되는 반면 김영철은 대남 강경파로 꼽힌다.

김영철은 2008년 남측의 육로출입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북한의 ‘12·1’ 조치를 주도하고, 2009년 남파 공작원에게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암살 지령을 내린 인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2013년 3월 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미제에 대해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번지게 돼 있다”고 위협해 강성 이미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영철을 남북 대화의 창구 역할을 해온 노동당 통전부장의 수장으로 임명했다면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부 실세 중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인 김영철을 통전부장에 배치했다면 남북관계는 당분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상태를 전제로 ‘마이웨이식’ 행보를 하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며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대화무드보다는 공작과 군사적 대응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대남 강성 이미지를 지닌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통전부장에 배치했다면 ‘강(强) 대 강(强)’ 대결 구도가 상당기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북한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주로 대남일꾼이나 외교관 출신이 맡아오던 통전부장에 군 출신인 김영철을 임명했다면 파격적인 인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김영철의 통전부장 임명이 확인되면 북한 내 군부 강경파가 교통사고를 위장해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전부장을 암살했다는 음모설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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