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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샌더스 격돌…“총기규제 반대”vs“강연료 60만달러 받아”

힐러리-샌더스 격돌…“총기규제 반대”vs“강연료 60만달러 받아”

입력 2016-01-18 13:50
업데이트 2016-0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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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코커스 전 마지막 TV토론서 기선잡기 총력전…공세 모드 위기의 힐러리 ‘오바마 마케팅’ 구사…민주당 ‘집토끼’ 노린 포석

미국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찰스턴에서 열린 4차 TV토론에서 초반부터 총기, 건강보험, 선거자금 개혁, 월가 개혁 등 핵심 이슈를 놓고 전방위로 격돌했다.

두 사람은 대선 경선 첫 관문인 내달 1일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 전 마지막 TV토론인 이날 무대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하에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두 사람은 중간 중간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토론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토론 내내 진지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계승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동시에 샌더스 의원의 과거 반(反)오바마 행보를 상기시키는 이른바 ‘오바마 마케팅’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샌더스 의원의 급부상으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민주당 전통 지지층, 그중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집토끼’의 표심을 잡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먼저 토론 장소가 지난해 6월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 딜런 루프가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이 숨진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와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이어서 총기 문제가 첫 번째 이슈로 등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찰스턴 총기난사 사건을 거론, “이 도시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데 이것은 정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면서 “(총기 규정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고 강한 규제 조항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과거 (신원조회를 통과한 사람에게만 총기소유를 허용해주는) ‘브래디법’에 5차례나 반대했다. 이른바 ‘찰스턴 맹점’을 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샌더스 의원이 (이번 토론 직전에 총기 규제 강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해서 기쁘다.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에게 동참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샌더스 의원은 자신이 총기협회에 굽실거렸다는 클린턴 전 장관의 주장은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건강보험 개혁 문제를 놓고도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의 ‘모든 이를 위한 메디케어’ 구상을 비판하면서 “민주당은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을 강화하고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그것을 파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내가 오바마케어를 해체하길 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오바마케어에 찬성했다”고 발끈하면서 “내 구상은 아직도 2천900만 명의 보험 미가입자가 있는 현실을 감안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의 의도는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세부 내용은 진짜 문제”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월가 개혁 문제를 놓고도 날선 신경전이 오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과거 금융규제 완화법에 찬성한 점을, 샌더스 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월가로부터 고액 강연료를 받은 것을 각각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2000년 금융시장 규제 완화에 찬성했고 그것이 결국 미국 경제를 깊은 침체로 몰고 간 2008년 금융위기의 주된 원인”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샌더스 의원은 “월가가 수많은 선거자금을 기부하고 또 개인들에게 강연료도 주는데 과연 그런 월가를 개혁할 수 있겠느냐. ‘이것도 하겠다. 저것도 하겠다’ 말은 쉽지만, 월가로부터 돈을 받는다면 거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다. 당신은 1년에 골드만삭스로부터 60만 달러(약 7억 2천만 원)의 강연료를 받지 않았느냐”고 그의 약점인 ‘고액 강연료’ 문제를 건드렸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월가 인사들이 자신에게 부정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로부터 기부받은 것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나라를 경기침체에서 구하고 있는데도 샌더스 의원은 그를 약하다고 하고 실망스럽다고 한다. 심지어 2011년 프라이머리 때는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누군가를 모색하기도 했다”고 공격했다.

이란 핵합의와 그에 따른 대(對)이란제재 해제, ‘이슬람국가’(IS) 격퇴전략 등 외교·안보 현안을 놓고는 두 사람이 크게 충돌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에서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이나 샌더스 의원 모두 총기 이슈에 관해서는 모순되는 점이 있다”고 두 사람을 싸잡아 공격하는 등 이슈마다 차별화를 시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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