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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훼손된 냉동 시신…사망 시점·사인 나올까

심하게 훼손된 냉동 시신…사망 시점·사인 나올까

입력 2016-01-18 13:48
업데이트 2016-01-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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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보존상태·훼손정도가 결과 좌우”…이번주 결과 나와

아버지가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수년간 냉동 보관한 엽기적인 사건의 경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시신 부검 결과가 이번 주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012년 4월 말부터 경기도 부천의 초등학교에 결석한 뒤 행방이 묘연했던 A군(2012년 당시 7세)은 3년 9개월여 만인 지난 15일 아버지 B(34)씨의 지인 집에서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일부만 가방에 담긴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잔혹하게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점에 주목, 살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였지만 아직 살인 혐의를 입증할 증거나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아들을 학대하긴 했어도 살해하진 않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12년 10월께 씻기 싫어하던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아들이 넘어져 다쳤고, 병원 진료 등 별다른 조치 없이 집에 방치했는데 아들이 한달여 만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A군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문제는 심각하게 훼손돼 일부만 남은 냉동 상태 시신에서 B씨의 주장을 뒤집을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 것인지다.

B씨는 사라진 시신 일부의 행방에 대해서는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리거나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A군의 시신은 피부 조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으며 머리와 얼굴 부위에 변색된 흔적이 있어 누군가에 맞아서 생긴 것인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남은 시신 일부의 보존 상태와 훼손 정도에 따라 부검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성 서울대 교수(법의학)는 18일 “시신은 일반적으로 균에 의해 부패되고 동물에 의해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냉동 보관된 만큼 3년여의 세월이 지났어도 시신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가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A군의 사망 시점을 밝히는 부분이 사인 규명 못지않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박성환 고려대 교수(법의학)는 “사인의 경우 목을 조른 흔적 등 시신의 일부만으로도 분석이 가능할 수 있지만 사망한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나서 시신이 냉동 상태에 들어갔는가에 따라 사망 시점 추정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망 직후 시신의 여러 현상을 분석해 사후 경과 시간을 추정하는 데 장기간 냉동하는 경우 수분이 날아가 신체 조직이 건조해지는 탓에 분석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를 이번 주에 내놓을 예정이다.

국과수 관계자는 “부검이 의뢰된 시신 일부의 손상 여부 등을 통해 사인과 사망 시점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통 10∼15일이 걸리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금주 중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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