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란 제재 해제> 이란, 해외 동결자산 122조원 되찾는다

<이란 제재 해제> 이란, 해외 동결자산 122조원 되찾는다

입력 2016-01-17 13:50
업데이트 2016-01-17 13: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원심분리기 1만2천개 해체·저농축 우라늄 98% 포기 등 ‘주고받기’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부과했던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하면서 이란은 1천억달러(122조원)에 이르는 해외 동결자산을 되찾게 된다.

또 최대 돈줄인 원유·가스 수출길이 열려 이란은 서방의 제재 이후 시달려온 경제난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처럼 이란이 핵 합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핵 프로그램을 축소했고 제재 해제로 무엇을 얻게 됐는지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이란이 제재 해제에 이르기까지 이행한 의무는 무엇인가.

▲ 이란은 지난해 7월 주요 6개국(P5+1)과 도출한 핵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원심분리기 감축, 저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 아라크 중수로 설계변경 등을 통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평화적 목적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지난해 11월까지 우라늄 농축 시설인 원심분리기 1만2천개를 해체했으며, 같은 해 12월 말에는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 9t 가운데 2%에 해당하는 300㎏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러시아로 보냈다.

아라크 중수로는 역시 핵무기 원료 중 하나인 플루토늄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경수로로 설계를 바꾸기로 했는데 이 작업은 지난주에 완료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을 통해 이런 일련의 핵 활동 제한 조치가 이뤄졌음을 확인하면서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란에 부과된 경제·금융 제재도 해제됐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가 풀리나.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핵개발과 관련해 이란에 가한 제재의 상당 부분이 해제된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비(非) 미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인 이른바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를 푼다. 미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이나 기업이 이란과 자유롭게 거래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적용 분야도 원유·가스·해운·조선·항만·자동차·보험 등으로 방대하다.

1차 제재(Primary sanction)는 유지돼 미국과 이란 간의 직접 교역·투자는 여전히 제한된다. 다만 미국 기업의 외국 자회사는 일정 제한 하에서 이란 기업과 거래할 수 있다.

또 민항기와 부품, 이란 특산품인 카펫과 피스타치오 무역도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특히 이란 민항기 시장의 경우 노후 항공기 대체 수요가 400∼600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EU의 제재는 석유, 석유화학, 금속, 해운, 은행, 보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풀린다.

-- 제재 해제로 이란이 얻는 경제적 이익은.

▲ 이란이 가장 먼저 얻는 두드러진 이익은 해외 계좌에 동결된 자산의 회복이다.

원유 판매대금 등이 포함된 이러한 동결자산은 어림잡아 1천억달러(122조원)에 이른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1천억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은 중국 등의 외국에 진 빚을 값기 위한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란은 또 원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을 원하는 만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최근 1년 반 동안 유가가 70%나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고려해야겠지만 최대 수입원인 원유·가스 수출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경제 상황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제재로 거의 황폐화된 국제 금융·물류 운송, 보험 등 무역 관련 부문에서도 상당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이란과 미국 간 관계 전망은.

▲ 미국이 핵 이외의 문제로 이란에 부과한 제재는 유지되기 때문에 경제관계는 당장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 미국 기업들이 각종 제한을 감수해가며 이란으로 몰려가 사업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정치적 관계는 오랜 단절에도 불구하고 제재 해제 이전부터 긴밀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걸프 해역에서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 해군 경비정 2척과 병사 10명이 바로 다음날 풀려난 것이 단적인 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2년간의 핵협상 과정을 겪으면서 유사시 바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쌓은 것이 신속한 해결의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도 미국은 이란이 합의를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법률 제정 등으로 제재를 영구히 해제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