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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 유작에 ‘사람이 마지막 희망’ 정신 담았다

신영복 교수 유작에 ‘사람이 마지막 희망’ 정신 담았다

입력 2016-01-17 12:12
업데이트 2016-01-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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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출간 ‘처음처럼’ 개정판…‘사람이 처음과 끝’이란 정신 그대로“전체의 ⅓ 새로운 내용”…완성본 보지 못한채 별세해 책 머리글은 없어

지난 15일 세상을 떠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책 ‘처음처럼’의 개정판이 다음달에 출간되면서 사실상 유작인 이 책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판사 돌베개가 출간할 예정인 개정판 ‘처음처럼’은 2007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나온 서화 에세이집을 손본 것이다.

이 책에는 신 교수가 직접 고른 새로운 글과 그림이 대거 수록될 예정이다.

돌베개 측은 “선생님께서 건강이 악화하기 전 포털사이트와 언론 매체 등에 연재한 글과 그림을 추려 건네주셨다”면서 “분량으로 따지면 전체의 3분의 1 가량 바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개정판은 전체 200꼭지 글 중 80꼭지가 이전에 없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에 맞춰 원래 3부로 구성됐던 책이 4부로 늘어났다.

이 책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상당 부분 바뀌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사람이 마지막 희망이고, 사람이 처음과 끝이다’라는 정신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출판사 측은 “원작처럼 이 책도 ‘처음처럼’으로 시작해 ‘석과불식’(碩果不食)으로 끝난다. 선생님께서 순서는 출판사에 일임하셨으나 평소 선생님의 신념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처음과 마지막 장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더해진 분량 중에는 수감 중 일화나 세월호 참사 등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나 부조리를 보여주는 글이나 그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교수의 아파트에 사는 한 부부를 놓고 변호사 남편은 말쑥한 차림으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아내는 외모가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들이 쑥덕거리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부의 등가물’로 보는 우리 사회를 개탄하는 글이 대표적이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거리가 없는 날에는 매혈을 한 동료 재소자가 조금이라도 피를 더 팔기 위해 병원에 가기 전 물을 한껏 먹어 ‘물탄 피’를 팔았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재소자들이 더 양심적인 사람임을 발견한 일화를 비커에 담긴 피로 표현한 그림도 있다.

신 교수가 올해의 달력에 수록한, 우리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세월호에 빗대어 그린 그림도 이 책에 담겼다.

이 책은 그러나 신 교수의 전작들과 달리 머리글이 없다. 머리글은 통상 책이 완성되면 책 모양새를 보고 저자가 소감을 쓰는 것인데 신 교수가 완성본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아서다.

이 책 편집 담당자는 “선생님께서 원고를 넘길 시점에는 이미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문자메시지로 ‘잘 부탁한다’고 당부하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찾아가 ‘책 나오는 것은 보셔야 하지 않으시겠느냐’고 했더니 잠시 눈을 떠 보시더니 조용히 손잡고 웃어주셨다”고 전했다.

돌베개는 이르면 다음달 15일, 늦으면 이보다 한 주 뒤에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책 출간을 기념한 추모 행사도 계획 중이다.

팟캐스트로 신 교수의 책을 소개하거나 신 교수의 지인이나 팬을 초대해 신 교수의 철학이나 사상을 공유하며 추모하는 행사 등을 검토 중이라고 출판사 측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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