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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만, 차이잉원 총통당선 즉시 기싸움 ‘팽팽’…양안험로 예고

中-대만, 차이잉원 총통당선 즉시 기싸움 ‘팽팽’…양안험로 예고

입력 2016-01-17 12:11
업데이트 2016-01-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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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당선 일성은 중국견제 “어떤 압박도 거부”…중국도 “대만독립 반대”‘쯔위 사건’이 불쏘시개 역할…양안 국민 감정대립

대만에 독립성향의 민진당 정권이 다시 들어서게 되면서 중국과 대만이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가 16일 승리선언 첫마디부터 ‘어떤 압박도 거부하겠다’며 중국을 견제하고 나서자 중국 당국도 분열활동 반대 입장을 밝히며 양안관계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 탐색전을 벌이며 새로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를 모색해나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라진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 당선자는 16일 대선승리가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대만은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해야하며 도발과 ‘의외의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형태의 압박도 양안 관계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당선자는 그러면서 일치성·예측가능성·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를 구축해가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공식 인정하지 않은채 양안의 현상유지 입장을 밝혀왔던 차이 당선자로선 다소 강경한 발언이다.

중국 정부도 대만 선거 다음날 곧바로 성명을 통해 “대만문제는 중국 내정의 문제라면서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해있다”며 경고장을 보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내에서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할 것이며, ‘대만독립’ 반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對)대만정책을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판공실도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정(完整, 완전하게 갖추는 것)’을 위한 중대원칙에서 중국의 의지는 반석과 같고 태도는 변함없이 한결같다”며 같은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양안의 이런 기싸움은 특히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周子瑜)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중국 당국과 네티즌들이 쯔위를 대만독립 분자라며 격렬히 비난하자 차이 당선자는 쯔위 옹호에 나서며 ‘쯔위 사건’을 대만의 주체성, 독립 의식을 고취하는 소재로 활용, 표심을 건드렸다.

중국인들의 쯔위 비난에 대한 반감과 함께 쯔위가 “나는 중국인”이라며 사과 영상을 올린데 대한 대만인들의 분노심을 기민하게 표심으로 연결시켰다.

대만독립을 둘러싼 양안 인민들의 감정적 대립을 양안 정치권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자신을 뽑아준 지지자들의 반중 정서를 물리치기가 어려운 것이 차이 당선자가 처한 정치적 현실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도 이에 대해 전날 대만 선거 개표 즈음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차이잉원과 쯔위의 이름을 금지 검색어로 포함시켰다. 앞으로 양안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조치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 차기정부의 의중을 떠보고 있는 상황도 감지된다.

중국 대만판공실은 성명에서 “대만에 대한 국정방침이 대만 선거결과에 따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둔 뒤 “양안의 협력 국면은 어렵게 가꾼 것으로 더욱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갑지 않은 차이 당선자의 당선에 기존에 밝혀왔던 92공식 견지, 대만독립 반대의 원칙론을 되풀이하면서도 대만 새 정부와 대화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차이 당선자가 기존에 밝혀온 양안정책 방침대로 중국과 더 밀착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천수이볜(陳水扁) 정부 시절처럼 급진적인 대만독립 노선을 추구해 양안관계의 긴장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

양안은 차이 당선자가 취임하는 오는 5월까지 4개월여간 서로 경고와 견제, 화합과 교류를 오가는 발언들이 잇따르며 치열한 탐색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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