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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첫 여성총통’까지 거머쥔 ‘선거여왕’ 차이잉원

‘대만 첫 여성총통’까지 거머쥔 ‘선거여왕’ 차이잉원

김규환 기자
입력 2016-01-16 21:18
업데이트 2016-01-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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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교수 출신의 미혼여성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차이잉원(蔡英文·59) 민진당 주석의 이름 뒤에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전쟁터와 같은 선거판에서 숱한 승리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차이 후보의 ‘선거 여왕’ 전설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진당은 2008년 3월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셰창팅(謝長廷) 후보가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에게 대패하며 8년 만에 정권을 상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진당 출신인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민진당은 창당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차이 내정자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민진당 주석직에 취임했고 이후 3년간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을 상대로 7차례나 승리를 거뒀다.
특히 2014년 11월 말 치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에서는 국민당을 대파하며 정권탈환을 위한 최대 교두보까지 확보했다.
국민당은 전국 22개의 직할시장 및 현(縣)·시(市)장 선거에서 15석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6석을 건지는데 그쳤다.
차이잉원이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고 대만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높은 도덕성과 합리성, 온건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코넬대학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학(LSE) 법학박사 학위를 갖춘 그녀는 대만 국립정치대 등에서 10년간 법학 교수로 활동했다.
1994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 대(對)중국 정책 자문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뒤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 입법위원(국회의원),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을 역임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혼인 차이 후보는 부패 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정치인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그녀의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정치관은 20∼30대 유권자들과 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그녀를 대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만들어줬다.
2011년 총통 선거 출마 당시 “정부가 존재하는 가치는 소수 사람이 경제 발전의 이익을 누리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번영의 과실을 공동으로 누리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고 “지도자의 가치는 자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데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듬해 치러진 대선에서 현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패해 주석직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2014년 5월 93%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선거의 여왕’으로 복귀했다.
대중 정책에서는 천수이볜의 과격한 반중(反中)노선에서 탈피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대만과 중국은 ‘조화 속에서 다르고, 조화 속에서 공동 기반을 추구하는’(和而不同, 和而求同)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 조화는 바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조화”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차이는 마 총통과는 국립 대만대학 법률과 선후배이자 정치대학에서 교수 생활도 같이 해 때로 서로 ‘마 교수’ ‘차이 교수’라고 부르는 친근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차이 내정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척결 추진과 그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시 주석이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푸젠(福建)성 성장을 역임한 경력 등에도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져 ‘시마회’(시진핑-마잉주 회담)에 이은 또한번의 양안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베이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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