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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도 강경이슬람 득세…“남녀 따로 줄서고 무속치료 금지”

동남아도 강경이슬람 득세…“남녀 따로 줄서고 무속치료 금지”

입력 2016-01-14 17:06
업데이트 2016-01-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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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말레이 등 동남아 이슬람 보수화…관용 잃고 있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비슷한 뿌리를 지닌 이슬람 근본주의 이념이 동남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에서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 수도 한복판에서 14일(현지시간)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강경 이슬람의 득세가 동남아 지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IS가 공을 들이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동남아에서 가장 강경 이슬람 세력이 뿌리내린 곳은 말레이시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의 이슬람이 더욱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수백 년 전 아랍 상인들에 의해 이 나라에 전파된 이슬람교는 그동안 전통 샤머니즘, 불교, 기독교, 힌두교와 평화롭게 공존해왔으나 최근 들어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의 득세로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잃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와하비즘이란 이슬람 원리주의 사상을 이어받은 보수주의 운동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건국이념으로 꼽힌다. IS의 이념도 사실상 와하비즘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보다 극단적인 사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최근 행정수도에 아랍풍 건축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며,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적용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가장 보수적인 지역 중 하나인 북동부 켈란탄 주에서는 슈퍼마켓에서 남녀가 따로 줄을 서야 하고, 남성들의 ‘네트볼’(여자들이 하는 농구와 비슷한 구기종목) 관전을 금지했다.

켈란탄 주 정부는 최근 무속인들의 전통치료 의식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무속인과 전통음악인들이 밤에 몰래 의식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샤리아 율법을 준수해 돼지고기와 술을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가 운항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에서 열린 한 의학콘퍼런스에서는 의사들이 모여 쿠란 읽기가 다양한 질병 치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종교 당국이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찾기 위한 주술행사를 한 유명 무속인인 이브라힘 마트 진이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벗어났다고 규정한 것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작년 1월에는 말레이시아 종교 당국이 한국 아이돌그룹 B1A4 멤버들과 껴안은 무슬림 소녀들에게 법정에 자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한 일도 있었다.

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아랍화’가 너무 나갔다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의 딸인 마하티르 마리나는 ‘말레이시아인들이 믿음의 본질보다 형식적인 의례를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치안당국은 와하비즘의 확산으로 인해 달라진 사회 분위기가 젊은 무슬림들을 덜 관용적인 신자로 만들고 있다는 데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군 당국은 IS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120명 이상을 구금 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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