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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체제의 산물 ‘삐라’…시대 따라 내용도 변화

분단체제의 산물 ‘삐라’…시대 따라 내용도 변화

입력 2016-01-14 15:56
업데이트 2016-01-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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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 ‘北 경제력 과시’→8,90년대 ‘주체사상 선전’

북한이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째 수도권 지역에 대남 선전용 전단(삐라)을 대량 살포하면서 남북 분단의 산물인 삐라가 많은 기성세대의 기억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삐라의 어원은 광고전단이나 벽보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 ‘bill’이다. 이를 일본어식으로 발음 표기를 한 것이 ‘삐라’다. 분단체제하에서 삐라라는 단어는 본디 뜻을 넘어 체제 선전과 적대국 비방 내용을 담은 정치적 선전물로 통용됐다.

20세기 벌어진 대규모 전쟁에서 삐라는 적대국 군인과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심리전 수단으로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6·25전쟁에서도 미군과 북한군 모두 삐라를 공중 살포하며 상대국 군인들의 사기를 꺾고 귀순을 유도하는 전술을 썼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정전협정 이후 북한이 대남 삐라를 본격적으로 살포하기 시작한 시기는 1960년대 초반이다.

이 시기를 포함, 북한의 경제력이 한국을 앞서던 기간에는 북한의 우월한 경제력을 한국 국민에게 과시하는 것이 대남 삐라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0∼1990년대가 되면 북한 공산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주체사상의 위대함 등을 선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김일성 북한 주석의 모습을 미화해 그린 그림에다 선동적 표어를 한 문장 정도 써넣는 식이었다.

이후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2000년 이후에는 대남 삐라 살포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북한이 이번에 뿌린 삐라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최근 현안에 대한 북한의 ‘견해’를 담고 있다. 한국의 북한 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보낼 때처럼 풍선을 이용해 남쪽으로 날려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수거된 삐라는 확성기 방송 재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남측을 위협하는 문구가 담겼거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합성해 넣은 것 등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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