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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꿈쩍도 안 하는데 ”… 아베 총리 5월 다시 방러 추진

“푸틴은 꿈쩍도 안 하는데 ”… 아베 총리 5월 다시 방러 추진

입력 2016-01-14 14:58
업데이트 2016-01-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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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일에 목매는 일본… 체면손상 불구 3회 연속방문 추진 ‘이례적’

일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어떻게든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성사시켜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 문제는 2차대전 후 남아있는 일본 외교의 가장 큰 현안의 하나다. 일본은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성사되면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이 푸틴 대통령의 방일 성사를 얼마나 고대하는지는 양국 사이에 오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5월 러시아 방문 추진계획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베 총리의 5월 방문계획이 성사되면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3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셈이 된다. 국제외교에서 상대방의 답방 없이 어느 한 쪽, 그것도 정상이 연속 3번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애초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2015년에 실현”하기로 합의했으나 양국의 접근을 경계한 미국의 반대 등으로 해가 바뀐 현재까지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지금도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을 합병한 데 항의해 미국과 유럽이 주도한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체면 따위에는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형식에는 전혀 구애받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중요한 건 양국 정상이 계속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고대하는 일본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를 모스크바에 파견한 것도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휴대한 고무라 부총재는 13일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하원의장을 만났다. 그는 하루 전인 12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무라 부총재는 라브로프 외교장관에게 “일본은 G7 의장국으로서 러시아의 생각을 G7회의에 반영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일본은 오는 5월 일본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릴 선진7개국 정상회의(5월26-27일)의 의장국이다. 러시아는 G7에 참석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G7에 초청받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일본이 친저하게 대변하겠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 자신도 지난 10일 NHK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북한문제 등에서 러시아의 건설적인 관여가 필요하다”면서 “G7 의장국으로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 러시아 방문과 G7에서 러시아의 입장 대변에 의욕을 보였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러 정상회담 시기는 이세시마 G7(5월26-27일) 정상회의 전인 올봄을 염두에 두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회담 장소로는 일본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한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극동지역과 푸틴 대통령의 출신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모스크바 이외의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아이디어는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리슈킨 러시아 하원의장은 고무라 부총재와의 면담에서 “경제협력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고 한다. 일본이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지만 일본 언론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직접 비판을 하지 않은데 주목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또 고무라 부총재와 12일 만난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회담 전 기자들에게 공개된 자리에서 “친구”라는 표현을 3차례나 사용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작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만난 자리에서는 “친구”라는 표현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정상회담 추진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 앞서 일본과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을 우려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을 직접 거명함으로써 안보 면에서 중국과의 연대를 중시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일본은 유가 하락과 서방세계와의 관계 냉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내심 일본과의 경제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본심은 5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고 푸틴 대통령의 방일이 성사되면 일본은 세기를 넘긴 또하나의 외교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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