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막나가는’ 샤를리…숨진 꼬마난민 ‘독일 성추행범’에 빗대 논란

‘막나가는’ 샤를리…숨진 꼬마난민 ‘독일 성추행범’에 빗대 논란

입력 2016-01-14 12:20
업데이트 2016-01-14 12: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터키서 숨진 3세 시리아 난민 쿠르디 조롱하는 내용에 비난 쇄도

“아일란이 살아남았다면 커서 독일의 성추행범이 됐을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논란을 빚어온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가 이번에는 지중해에서 익사한 시리아 난민 꼬마를 최근 독일 집단 성폭력 사건의 범인으로 연결지은 새 만평으로 또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최신판에 지난해 9월 난민선 사고로 숨진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3)를 소재로 삼은 만평을 실었다.

‘이주민’이라는 제목으로 잡지 내지에 게재된 이 만평에는 당시 터키 해안으로 떠밀려와 엎드린 채 발견된 쿠르디의 시신 모습이 묘사돼 있다.

그 옆에는 “꼬마 아일란이 자라면 무엇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있고 이 문장 아래에는 두 손바닥을 내민 남자 두 명이 도망치는 여성들을 뒤쫓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만평 맨 밑에는 “독일에서 엉덩이 더듬는 사람”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쿠르디의 비극적 죽음을 최근 독일 쾰른에서 발생한 난민 출신 용의자들의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비약해 그가 살아남아 유럽에 건너왔더라도 성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로 자라났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조롱한 셈이다.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며 중동 난민의 비참한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린 쿠르디를 자극적인 만평 소재로 삼은 데에 온라인 등에서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문제의 만평을 공유하면서 “보자마자 할 말을 잃었다. 분노가 치민다”, “쿠르디를 놀림거리로 삼다니 역겹다”, “심각한 인종차별”, “난 너무 무식해서 이런 ‘세련된 프랑스식 유머’는 도저히 이해 못한다” 등 격한 반응을 내놓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 잡지가 지난해 1월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를 당한 뒤 연대의식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했던 ‘나는 샤를리다’라는 문구를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로 바꾼 주제어(해시태그)를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기도 했다.

샤를리 에브도가 쿠르디를 다룬 만평으로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중순에는 쿠르디가 숨진 채 발견된 모습과 함께 ‘목표에 다 왔는데’라는 글과 ‘어린이 햄버거 세트 하나 가격에 두개’라는 광고판을 그려 마치 난민 어린이가 햄버거를 먹으러 죽음을 무릅쓴 것처럼 묘사해 지탄을 받았다.

이슬람교 예언자 모하마드를 묘사한 만평으로 테러를 당해 편집장 등 직원 12명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는 그 뒤에도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과 테러로 의심되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을 희화화하는 등 도발적인 만평을 잇따라 실어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