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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테러범도 시리아 난민위장…‘포용’ 사라지는 유럽

이스탄불 테러범도 시리아 난민위장…‘포용’ 사라지는 유럽

입력 2016-01-14 12:20
업데이트 2016-01-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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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위장 수법, IS 직접 기획 범행일 가능성 커”

독일 관광객 10명을 숨지게 한 터키 이스탄불 자살폭탄 테러범이 시리아 난민을 가장해 터키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 유럽에서 반(反) 난민정서가 더욱 확산할 조짐이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의 용의자 일부도 난민으로 위장해 프랑스에 잠입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중동발 난민 유입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심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13일(현지시간) 터키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 나빌 파들리(28)는 1988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난 시리아 국적자로 범행 일주일 전 시리아 난민이라며 터키 당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 사람(테러범)은 (시리아에서) 터키로 보통 이주자처럼 들어왔다”며 테러 용의자로 감시하는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테러범이 시리아 난민으로 등록해 입국했다는 사실은 IS 고위층이 직접 이번 테러를 기획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안보컨설팅업체 IHS컨트리리스크의 피라스 아비알리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AP통신에 테러리스트가 난민으로 위장한 것은 행적을 숨기는 동시에 유럽에서 합법적인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안보컨설팅업체 수판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IS에는 자살테러 지원자들이 충분히 많다며 난민위기가 유럽의 안보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IS가 락까, 모술 등 점령지에서 폭파훈련에 공을 들인 시간을 고려하면 IS에는 결코 폭탄 제조자와 자폭임무를 수행할 지원자들이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난민을 위장한 범인에 의해 저질러진 이스탄불 테러로 이슬람 무장조직원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용해 IS에 반대하는 서방 국가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말연시 유럽 각국에서 벌어진 신년맞이 거리 축제에서 다수의 난민들이 현지 여성들을 상대로 집단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뒤늦게 밝혀진 직후에 터진 이번 테러로 난민들에 대한 유럽 내 여론이 더욱 악화하는 분위기다.

이스탄불 테러의 희생자 10명이 전원 50세 이상의 장노년층 독일 관광객들로 확인돼 이런 우려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사건 직후 사망자 중 페루 국적도 한 명 포함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페루인은 부상자로 확인됐다.

이런 분위기를 등에 업고 극우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이날 독일 대중지 빌트의 여론조사에서 역대 최고치인 11.5%의 지지를 얻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테러 직후 터키가 시리아와의 남부 국경을 봉쇄해 난민 입국을 통제하고 항공 또는 선박으로 입국하는 시리아인에게 비자를 요구키로 하는 등 실제로 난민들의 유럽행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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