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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 전략적 무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제재’ 메시지

美, 북핵 전략적 무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제재’ 메시지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01-13 23:10
업데이트 2016-01-14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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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빠진 오바마 신년 연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외교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국정 연설에서 ‘북한’ 찾기에 바빴다. 그러나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는 단어가 오바마 대통령의 입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자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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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진행한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진행한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최근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이유를 당장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관측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세 차례나 핵실험을 한 북한을 일부러 배제함으로써 ‘전략적으로 무시’했다는 해석이다. 이는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와도 맞닿아 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에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북한과의 협상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한 소식통은 “지금은 대북 제재 국면이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다시 말해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미국을 향해 핵 위용을 과시하고 나섰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국정 연설을 통해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미국의 관심을 끌어 보려는 북한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계기에 북핵 불용 원칙과 ‘병진 노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메시지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북핵을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은 기존의 입장과 원칙을 묵언으로 다시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 레거시(치적) 쌓기에 북한 핵실험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막판에 연설문에서 뺐다는 것이다. 다른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업적으로 내세우며 외교적 성과를 강조했는데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은 여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 회복 등 다양한 국내 이슈를 주로 다루고 외교 관련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게 넣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다음날인 2013년 2월 12일 국정 연설에서는 “북한 정권은 국제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안전과 번영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도발 행위는 자신만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13일 오후 외신기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해 NSC 차원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 원칙과 방향을 다시 표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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