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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연설서 ‘미래’ 내세웠지만 폭넓은 공감 못 받은 오바마

국정연설서 ‘미래’ 내세웠지만 폭넓은 공감 못 받은 오바마

입력 2016-01-13 15:10
업데이트 2016-01-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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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대부분 박수친 횟수 5회 그쳐…“재임중 아쉬웠던 일 나열” 비판도IS는 9번 거론한 반면 북한은 언급 없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미래’를 강조했지만, 의원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연설 초반부터 웃음을 이끌어냈지만 ‘뼈 있는 농담’ 이라는 해석만을 얻었고, 연설 내내 이어진 박수는 대부분 민주당 쪽에서만 나온 때문이다.

이날 하원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이 인사말 바로 다음에 “여러분 중 일부는 빨리 아이오와 주로 돌아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연설을 짧게 하겠다”고 말하자 의원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오바마 대통령의 뒤편에 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연설이 끝나자 미국 언론들은 이 대목이 국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은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랜드 폴(공화·켄터키) 두 대선주자를 겨냥한 ‘블랙 유머’였다고 풀이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목청을 높였을 때도, 기후변화를 “미국 기업이 미래의 에너지를 만들어 팔 기회”라고 지적할 때도, “중요한 국제현안이 있을 때 사람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대신 우리(미국)를 부른다”고 자신할 때도 이에 박수를 치는 공화당 의원은 소수에 그쳤다.

“우리 군은 세계 역사상 가장 강하다”거나 “최고 우선순위는 미국인을 보호하고 테러 연계망을 추적하는 일” 같은 말이 나왔을 때, 그리고 “구시대의 규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만 공화당 의원들은 적극적인 박수를 보냈다.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암 치료를 위한 ‘미션 컨트롤’, 즉 책임을 맡겼다며 “미국에서 암을 영원히 치료하자”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을 때처럼 양당 의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로 화답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가 대통령보다 약 7분 먼저 본회의장 2층 방청석에 연주황색 드레스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의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큰 박수를 보냈다.

민주당의 바이든 부통령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 동안 공화당 소속인 라이언 하원의장이 굳은 표정을 풀지 않는 모습도 여러 번 반복됐다.

약 59분간의 연설 내내 마뜩찮은 표정을 보였던 공화당 의원들 중 일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나 등을 돌려버리기도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64회의 박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공화당 의원의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박수에 동참한 경우는 5회 가량에 불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연설 직후 다른 의원들과 악수하거나 환담을 나눴고, 퇴장하던 도중에 사인을 하기도 했다.

첫 대선가도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로 인기를 얻었던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이날 연설에서 ‘희망’이라는 말은 단 한 번 들어갔다. 대신 ‘변화’(23회), ‘일자리’(20회), 경제(16회), 미래(13회) 같은 말들이 연설에 자주 들어갔다.

공화당의 크루즈 의원과 폴 의원은 불참했지만, 현역 상원의원 출신 대선주자인 마르코 루비오(공화·텍사스) 의원과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의원은 하원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에도 국정연설 때 자리를 비웠던 클레런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안토닌 스칼리아 등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은 올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5천974단어로 역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가장 짧았지만, 연설이 끝나고 의사당을 빠져나오던 의회 관계자들 중에서는 “뭘 말하고 싶었는지 알 수 없다”거나 “무슨 의도로 한 연설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도 있었다.

미국 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척 토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그가 이루지 못했던 일들 중 최고의 히트작들만 나열한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름은 9번 거론한 반면, 최근의 4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단 한 번도 거명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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