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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만원씩… 7년째 사랑 나눈 환경미화원들

한 달에 만원씩… 7년째 사랑 나눈 환경미화원들

유대근 기자
입력 2016-01-12 23:52
업데이트 2016-01-1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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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업체 작년 동작구에 350만원 기부

“골목 곳곳을 다니니까 마을의 민낯이 다 보이잖아요.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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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대행업체인 늘푸른환경 소속 김재진(맨 왼쪽)씨 등 환경미화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동작구에서 쓰레기 수거 작업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소대행업체인 늘푸른환경 소속 김재진(맨 왼쪽)씨 등 환경미화원들이 12일 새벽 서울 동작구에서 쓰레기 수거 작업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용호(64) 늘푸른환경 대표와 직원 20여명의 월급 통장에서는 매달 1만원씩이 빠져나간다. 십시일반 모아 기부하기 위해서다. 지난 한 해 동안 꼬박 모은 액수는 350만원. 임직원들은 이 돈을 12일 자신들이 쓰레기 수거 업무를 하는 서울 동작구에 기부했다. 벌써 7년째다. 그동안 낸 돈을 합치면 2000만원이 넘는다.

환경미화원들이 기부를 시작한 건 2010년이다. 엄기태(56) 사무장은 “동네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면 새벽부터 나와 폐지 줍는 노인들을 자주 본다”면서 “폐품 값이 떨어져 종일 주어야 1만원 버는 게 고작일 텐데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은 오랫동안 사회적 편견에 시달린 직업이기에 어려운 사람의 삶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미화원들은 7년 전 누가 먼저 “기부하자”고 제안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만큼 모두의 마음이 맞아 시작한 선행이었다.

매달 1만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23명이 1년간 모으면 큰 힘을 발휘한다. 환경미화원들이 기부한 돈은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맡겼다가 어려운 구민을 위해 쓴다. 350만원은 갑자기 실직했거나 난방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정 20가구를 살릴 수 있는 돈이다.

유재문 동작구 사당1동장은 “1~2년 기부하던 업체들도 불황이 오면 기부를 끊는데 늘푸른환경 직원들은 경제 사정과 상관없이 장기 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1-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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