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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사인 떨어지자, 400명의 눈빛이 번뜩였다

“큐” 사인 떨어지자, 400명의 눈빛이 번뜩였다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1-12 23:52
업데이트 2016-01-1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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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 현장에 가다

 “오늘 심사 볼 안무입니다.”
 한파가 몰아친 지난 11일 오후 12시 50분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진행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 현장. 한파보다 더 매서운 ‘배우 선발’의 살얼음판을 통과하려는 남녀 응시자들의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심사 시작을 알리는 정도영 안무가의 저음이 연습실을 가득 메운 긴장감을 뚫고 퍼져나갔다. 연습실 곳곳에 대기하고 있던 응시자들이 안무가 곁으로 모여들었다. “원, 투, 쓰리, 포~.” 안무가가 팔다리를 들어 올리고 턴을 하며 심사를 볼 안무를 시연했다. 극 중 ‘해적’ 장면의 안무였다. 50초 정도의 짧은 안무였지만 그 시간을 채우는 동작들은 복잡하고 어려웠다. ‘심사 당일 저 동작들을 현장에서 처음 보고 어떻게 그대로 무대에서 재연할 수 있나.’ 안무가의 춤 동작을 보고 든 첫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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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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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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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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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1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에 참가한 남녀 응시자들이 당일 심사를 볼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안무가의 구령과 동작에 맞춰 60여명의 응시자들이 그의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했다. 뒷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나오며 같은 동작을 되풀이했다. 여러 번 반복되자 응시자들의 동작이 통일을 이뤄나갔다. 반복 연습을 한 지 30분이 지나자 이곳저곳에서 거친 숨이 뿜어져 나왔다. 체력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열을 바꿔서 한 번만 더 해볼게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안무가의 ‘마지막’이라는 말이 응시자들에게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몬테크리스토’ 국내 초연 때부터 연출을 맡았던 로버트 요한슨이 응시자들 앞에 섰다. “이번 오디션에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해적을 찾고 있습니다. 굉장히 거친 사람도 있고 섹시한 사람도 있고 해적 캐릭터는 다양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자기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정근용 제작감독, 권은아 협력연출, 홍현표 무술감독, 원미솔 음악감독 등 심사위원들이 자리에 앉았다. “갈게요. 음악 주세요.” 권 협력연출의 ‘큐 사인’으로 심사가 시작됐다. 남자부터 5명씩 한 조가 돼 무대에 올랐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동작을 잊고 한숨을 내쉬거나 당황하는 응시자들도 눈에 띄었다. 조별 오디션 이후 개인기, 검술 연기, 노래 등의 심사가 이어졌다.
 오디션 서류 접수는 지난달 14~31일 진행했다. 1800명이 지원해 400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오디션은 지난 8일 시작됐다. 이날을 포함해 12일까지 세 차례 진행된다. 몬테크리스토, 메르세데스 등 남녀 주·조연 18명, 앙상블 19명을 뽑는다.
 현장에서 만난 연출가 요한슨은 심사의 첫째 기준으로 “노래를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못박았다.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갔는데 배우가 노래를 못하면 그 실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예요. 지난 8일 첫 오디션에서 노래를 기준으로 응시자들 중 100명 정도를 추렸어요. 딱 세 음절만 들어보면 당락이 결정됩니다. 그동안 수천명을 심사하다 보니까 심사와 관련한 제6의 감각이 발달한 것 같아요.” 그는 주역 몬테크리스토와 관련해선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고 관객들을 몰입케 하는 로맨틱한 면도 있어야 한다. 노래는 기본이고 청년에서 노년까지의 몬테크리스토를 보여줘야 하기에 연기력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응시자 안상은(27)씨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어서 많이 긴장되고 설렜다. 다른 오디션과 달리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돼 개개인이 가진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013년 오디션에 통과했던 이정선(36)씨는 “3년 전보다 안무가 훨씬 디테일해지고 정교해졌다. 첫 오디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동작 하나하나에 몸속의 모든 기운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몬테크리스토’는 프랑스의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1845년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작으로,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감성적인 음악이 더해진 작품이다. 친구들의 음모로 14년간 투옥됐다가 극적으로 탈옥한 몬테크리스토의 복수와 용서, 사랑 등을 담고 있다. 2010년 국내 첫 공연 이후 2013년까지 매년 흥행에 성공했다. 오는 11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3년 만에 재공연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1-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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