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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북한 ‘웃음거리’로만 여기다 사태 악화”

美전문가들 “북한 ‘웃음거리’로만 여기다 사태 악화”

입력 2016-01-10 17:01
업데이트 2016-0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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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위트 NYT에 “북한 정부 관계자들, 현실주의자” 제프리 루이스 WP에 “북한 희화화하다 제어 기회 놓쳐”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심각한 도발을 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 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방문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정말 자신의 패를 잘 다룬다”며 “북한이 그럴 수 있는 주요한 이유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만화 같은 이미지로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때때로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벌이고도 제대로 된 소형 원자력 발전시설과 정밀한 무기를 갖추고 있으며, 핵개발에 나선 뒤에도 중국, 에티오피아 등 여러 국가와 정치·경제적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 도발에도 큰 제재를 받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이유로는 단일 또는 다자간 제재가 강력하지 않고 교섭자들이 충분히 강경하게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트 연구원은 이를 ‘뻔한 정석 답변’이라고 깎아내렸다.

위트 연구원은 그 실질적인 원인은 북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보는 미국의 시선이 “북한 국민은 옷깃에 ‘위대한 수령’ 사진을 매달고 수천 명이 함께 매스게임을 벌이는 로봇이며, 방송은 과장된 발성과 지도자에 대한 찬양으로 사이비 종교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웃긴 머리 모양과 선글라스 등 지도자의 모습이 미국 국민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두고 ‘맛 간 미치광이’(crazy nutcase)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트 연구원은 “지난 20여년간 세계 각지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왔지만 그들은 미치광이도 아니고 만화 속 캐릭터도 아니었다”라며 “그들은 현실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도 비이성적인 독재자로 여겼지만, 막상 중·러 관계가 악화하자 마오 전 주석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선했고 그가 철저한 현실주의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임시변통의 전략적 대응을 내놓기보다는 북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도발을 막을 장기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때 의미 없는 대처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연구센터의 동아시아 국장도 앞서 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을 웃음거리로 여기는 게 문제’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북한을 혐오스럽게 여긴 결과가 어떤 것인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 때는 북한을 음식투정하는 철부지 아이처럼 여겼고, 현재 버락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의미없는 구호를 내걸며 북한과 협상하길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국민과 이웃국가에 추악한 짓을 하는 추악한 국가인 만큼 북한 정권에 정통성을 박탈하고 싶은 것은 이해할만하다”면서도 이런 태도가 1994년 북한-미국의 제네바 기본합의가 2003년 깨진 후 달라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을 희화화함으로써 “북한이 핵개발을 늦추거나 제어하도록 강제할 기회를 놓쳤고, 오히려 그들의 고립을 도와줬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국장은 “언젠가는 웃음을 멈추고, 핵무장한 야만적인 북한이 자국민과 이웃을 위협하는 것에 목격할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바라는 바”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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