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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함은 출세 위한 덕목…사이코패스까지는 ‘글쎄’”

“무자비함은 출세 위한 덕목…사이코패스까지는 ‘글쎄’”

입력 2016-01-10 10:06
업데이트 2016-01-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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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성공사례 볼 때 나르시시즘·마키아벨리즘 주목 스위스 베른대 연구…“직장 밖에선 관대한 이들이 더 행복”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 중에 무자비하고 냉철한 성격을 지닌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냉철한 편집장 미란다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적은 게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는 저력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무자비한 성격이 사회적 성공에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다룬 연구 결과를 9일 소개했다.

무자비한 사람이 출세하는 사례가 많지만 사이코패스와 같은 극단적 성격은 예외라는 게 결론이다.

심리학자들은 무자비한 사람을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성향 등 주로 세 가지로 분석한다.

마키아벨리즘은 다른 이를 차갑게 조종하려는 성향, 나르시시즘은 자기만 아끼는 성향, 사이코패스는 위험한 충동과 냉담이 조화한 반사회적 성격으로 해석된다.

무자비한 사람들은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한 가지만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중 사이코패스 성향은 사회적 성공과는 가장 거리가 먼 무자비함의 특성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사이코패스는 주로 연쇄살인마와 같은 범죄자의 병적인 성격으로 여겨지지만 범죄자가 아닌 일상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이코패스와 관련해서는 과거에 주목할 연구가 나온 적이 있었다.

대기업 경영자(CEO) 가운데 사이코패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사이코패스가 차지하는 비율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출세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추정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사실 ‘양복을 입은 뱀’(Snake in Suits)으로 불리는 이들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의 냉담하고 충동적인 성경은 상황에 따라 기업에 필요한 자질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스위스 베른대학 대니얼 스퍼크 교수는 이런 통념에 반대하며 사이코패스의 무자비함은 사회적 성공과 관련성이 적다고 반박했다.

스퍼크 교수가 지난해 독일 직장인 800명의 성격을 분석해 내놓은 논문 ‘사회 심리학과 인성과학’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동료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다.

그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의 직장인들이 더 적은 수입을 올리고 직급이 더 낮을 뿐만 아니라 불만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는 사이코패스들의 성향이 특정 분야에서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덜 생산적”이라며 “그들은 행동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어 특정 상황에서 일을 회피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가장 많은 수입과 성공을 가져오는 무자비함의 특성은 자기를 아끼는 나르시시즘이었다.

스퍼크 교수는 자기애가 높은 사람은 좋은 인상관리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동료와 상사에게 자신이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이 난제를 대할 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사례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조종하려고 드는 마키아벨리즘 역시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묘한 수법을 통해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일수록 승진에 유리하며 리더의 자리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스퍼크 교수는 나르시시즘과 마키아벨리즘이 출세의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직장 밖에서는 그에 못지않은 손실을 치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언제나 주목받고 싶어 하는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런 모습을 오래 접한 다른 이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키아벨리즘에 빠진 이들 역시 거짓말과 속임수, 무자비함이 드러나면 종국에는 실패의 수렁에 빠지고 사회적 고통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스퍼크 교수는 사회적 성공이 아닌 실제 삶에서는 관대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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