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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덫… ‘아메리칸드림’도 끝

불평등의 덫… ‘아메리칸드림’도 끝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16-01-08 17:52
업데이트 2016-01-0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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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티는 끝났다/조지 패커 지음/박병화 옮김/글항아리/636쪽/2만 8000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무너지고 일그러져 가는 21세기 미국의 실태를 30~40년에 이르는 개개인의 생존 과정을 통해 조명한 책이다. 전반적인 책의 기조는 부정적이다 못해 암울하기까지 하다. 극단적인 빈부 격차와 금융업계의 탐욕스러운 이익 추구, 그리고 정치권을 쥐락펴락하는 월가의 돈 앞에 저항운동조차 부서지기 일쑤인 사회가 ‘뉴아메리카의 이면’이라는 것이다. 미국을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천조국’으로 떠받드는 우리로선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관점이지만 저자는 미국의 시민들이 그야말로 몰락했다고 단언한다. 저자가 책을 통해 보여주려 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이 몰락의 과정이다. 공정성과 정의는 사라져 가고, 대다수 미국인들은 우리의 ‘수저계급론’과 같은 불평등의 덫에 걸려 더이상 ‘아메리칸드림’을 좇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집중적으로 묘사되는 인물은 셋이다. 보수적 분위기의 남부에서 바이오디젤을 통해 미국의 희망을 보려는 딘 프라이스, 오하이오의 제철 도시 영스타운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태미 토머스, 워싱턴의 정치 무대에 인생을 걸었다가 좌절한 제프 코너턴 등이다. 주인공 격인 이들과 세 지역이 교체, 반복 서술되며 열여섯 개의 주제를 이어 가는 가운데 오프라 윈프리 등 열세 명의 유명 인사가 각기 독립된 주제로 다뤄진다. 이들의 삶은 그야말로 미국의 입체적인 파노라마다. 다만 저자가 확인된 사실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서술한 뒤 마무리한 탓에 늘 책을 통해 어떤 결론이나 해결책을 접해 왔던 독자들로서는 다소 당혹스러울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6-0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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