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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재고 2.1일분 ‘초비상’…말라리아 지역 헌혈도 허용

혈액 재고 2.1일분 ‘초비상’…말라리아 지역 헌혈도 허용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08 07:04
업데이트 2016-01-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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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혈액 보유량의 절반도 안돼…‘경계’ 단계 직전

국내 혈액 재고가 2.1일분까지 급락해 정부가 고육책으로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도 헌혈을 한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제1차 혈액관리위원회 서면 심의’를 통해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도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말라리아 유행지역으로 헌혈이 금지돼 있던 경기 파주·김포, 인천 강화·옹진·영종·용유도·무의도, 강원 철원, 북한 전지역(백두산 제외) 등에 1일 이상 체류한 경우에도 헌혈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는 3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단, 이후에도 혈액 재고량이 정상 수준을 되찾지 못하면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말라리아 지역 헌혈이 허용된 것은 2007년 이후 9년 만이다.

복지부가 말라리아지역의 헌혈을 허용한 이유는 적십자, 한마음혈액원, 중앙대혈액원 등 ‘공급혈액원’의 혈액 재고량이 2.1일분(7일 기준)에 그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적정혈액보유량인 ‘5일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복지부와 적십자는 혈액 재고량이 5일치 미만으로 떨어지면 ‘혈액수급위기단계’를 ‘주의’로 격상하고, 재고량이 2일치 아래가 되면 위기단계를 ‘경계’로 올린다.

재고량이 1일치 밑으로 떨어지면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올려 즉각 대응태세에 돌입한다. 현재 혈액 재고량은 ‘주의’ 수준을 지나 ‘경계’ 단계에 이르기 직전이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신종플루가 유행한 2009년 당시 혈액 보유량이 1.8일분 정도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며 “현재 혈액 재고량은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복지부와 적십자사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혈액 재고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에다 일부 학교의 유행성 이하선염의 유행으로 지난해 단체 헌혈은 2만7천여건이 감소했다.

전체 헌혈의 80%를 차지하는 10∼20대가 방학을 맞는 겨울이면 헌혈량이 부족해지지만 올해는 유독 헌혈량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복지부와 적십자의 설명이다.

말라리아 유행지역 헌혈이 허용됨에 따라 해당 지역 군부대의 단체 헌혈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말라리아 지역 헌혈을 허용한 다음달 혈액 재고량이 5일분 이상으로 올라간 적 있다”며 “이번 조치로 부족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지부는 “말라리아 지역에서 채혈한 혈액은 14일 냉장 보관 후 검사를 거쳐 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혈액 속의 말라리아 원충은 14일 내에 모두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지부는 “혈액원이 보유한 혈액량은 2.1일분으로 부족한 편이지만 일선 병원에서도 자체로 4∼5일치 혈액은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진료에 영향을 줄 정도로 혈액량이 급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대책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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