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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위기 때마다 부각되는 일본의 존재/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위기 때마다 부각되는 일본의 존재/이종락 산업부장

이종락 기자
입력 2016-01-07 22:38
업데이트 2016-01-0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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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락 논설위원
이종락 논설위원
병신년 새해부터 온 나라가 난리다. 새해 벽두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한국의 최대 해외투자 대상국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가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중국 리스크와 북핵 문제로 우리 정치와 경제는 잠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만큼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중국이 위기에 흔들리고, 북한이 준동할 때마다 존재가 부각되는 이웃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뒤로 우리에겐 짜증 나는 이웃이 됐다. 20년 장기 불황의 그늘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 간 유대도 느슨하게 만들었다.

7일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까지 한국이 전 세계에 투자한 금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약 1.8%다. 국가별 순위로는 13위에 해당한다. 한국의 대일 투자는 2007년 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1년 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기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한·일 관계의 절정기였던 2012년(6억 5000만 달러)과 2013년(6억 9000만 달러)에 회복하는가 싶더니 양국 관계가 틀어진 2014년(4억 2000만 달러)부터 다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대일 투자가 감소한 것은 리먼 쇼크로 시작된 전 세계 금융위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엔화로 자산이 몰리면서 급격하게 엔고 현상이 진행된 탓이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해 예전처럼 활발한 대일 투자를 하기가 버거웠던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격화된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도 투자 감소의 원인이 됐다. 2014년 이후 정치·외교 현안들이 얽히면서 우리에게 일본의 가치는 평가절하돼 있는 상태다. 이는 5만여개의 국내 기업(현지법인)이 진출해 있고, 200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위 투자 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비교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할 때 우리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접국은 어느 나라일까. 일본밖에 없다.

일본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우리와 공유하는 이웃 나라다.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갈 동반자로서 양국 간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실제 한국과 일본은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통해 직접적 동맹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동맹국인 관계로 맺어져 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미·일 안보협정을 서둘러 맺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3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의 용틀임에 가려져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노베이션 허브’다. 글로벌 톱 기업들이 다수 있고, 그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널려 있다. 출자나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한 기업 간 연계를 통해 한국 제조업은 일본의 기술력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의 세계시장 판매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 양국 간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높다.

한·일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중국의 경제가 위기에 빠지고 북한의 불장난이 거듭될수록 양국 국민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jrlee@seoul.co.kr
2016-01-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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