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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에 환율 상승세…주요 업종별 명암 엇갈려

北 리스크에 환율 상승세…주요 업종별 명암 엇갈려

입력 2016-01-07 11:54
업데이트 2016-01-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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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비중 큰 전자·자동차 호재…당장 영향은 제한적

원/달러 환율이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7일 장중 달러당 1,200원을 돌파하며 업종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전자업계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특성상 환율 상승이 큰 틀에서 호재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85% 이상, LG전자는 7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자업계가 당장 환율 상승 혜택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환율은 매출뿐 아니라 원재료 등 매입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등 전자업계는 이미 결제통화를 다변화했고 생산 기지들이 거점별로 분산된데다 환율 변동과 결제 시점에 차이가 있어 즉각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역별로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수출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업종 전반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구조다.

국내 공장 생산분 중 70% 가까이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다만 해외 사업장들은 거꾸로 ‘달러화 강세’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환율 상승이 정유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복잡하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입장인 만큼 환율 상승 시 외화부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영업외 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할 만큼 수출 중심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도 누릴 수 있다.

원유 결제 시점에 비해 제품 판매시점의 환율이 더 높을 경우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발생하며 재고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처럼 환율 및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만큼 환 헤지 플레이 및 시장 동향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업계는 환율 변동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보니 안정적 경영활동을 위해 환 헤지를 하고 있다”며 “업종 자체가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를 많이 수입하는 철강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어질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출 물량을 늘리고 원료를 미리 구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부담을 낮출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전에는 철강업계가 내수 위주였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곧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요즘은 수출 물량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에 충격파가 예전보다 덜하다”며 “다만 세계 철강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원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그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나치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기업의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보유고가 넉넉하고 대응책도 잘 마련돼 있기 때문에 환율이 어느 정도 올라도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환헤지 등이 취약하기 때문에 환율 급등세가 지속하면 유동성 등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 14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2.0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4.1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선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8일(1,200.9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날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가 겹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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