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북한 핵실험 충격파에 美대선 선두주자 힐러리 ‘휘청’

북한 핵실험 충격파에 美대선 선두주자 힐러리 ‘휘청’

입력 2016-01-07 09:50
업데이트 2016-01-07 09: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가도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2009년 1월 21일부터 2013년 2월 1일까지 미국의 대북정책을 지휘하는 국무부 장관직을 수행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에 1∼3차 핵실험을 해 두 차례 실험이 클린턴 전 장관의 재임기간과 거의 겹친다.

이번 4차 핵실험의 책임을 두고서는 앞선 핵실험에도 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협상하지 않고 무시하는 ‘전략적 인내’가 북한을 봉쇄하지 못하고 오히려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까지 중동의 정세불안을 들어 클린턴 전 장관의 부실외교, 역량부족을 공격하던 공화당은 북한 4차 핵실험과 함께 신선한 공격소재를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공화당 경선후보들은 벌써 클린턴 전 장관을 핵실험의 원흉으로 직접 비난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북한의 4차례 핵실험 가운데 3차례가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감시하는 와중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핵실험에도 북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4차 핵실험이 불거졌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다른 경선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핵실험이 사실이라면 오바마-클린턴 외교정책의 또 다른 실패사례가 될 것”이라며 “적들은 오바마의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력주자로 평가되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행정부 때문에 북한이 오늘날 핵보유국이 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클린턴 정부의 (실패한) 외교정책이 오바마 행정부를 거쳐 힐러리에까지 이어지면 똑같은 실수를 계속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미국의 정치 분석가들은 4차 핵실험은 실제 원인이 무엇인지를 떠나 내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공화당에 비판 소재를 꾸준히 제공할 것이기에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악재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전략가인 존 피어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1949년 중국이 공산화했을 때 해리 트루먼 행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힌 질문은 ‘누가 중국을 잃었느냐’였다”며 “이제 민주당을 끈덕지게 괴롭힐 질문은 ‘누가 북한을 잃었느냐’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운동 캠프는 이런 구도에 빠져들 우려를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도발이자 위험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일본 등 우방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조치,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중국의 책임감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통수권자로서 경험과 판단력을 지닌 자신과 같은 지도자가 대통령 임기 첫날부터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CNN방송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 같은 자세가 과거 실패를 회피하고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조지 W. 부시 정권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에 공화당이 지난 7년 동안 집권했더라도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