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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이 일생목표” 열변…정치질문엔 말 아껴

정운찬 “동반성장이 일생목표” 열변…정치질문엔 말 아껴

입력 2016-01-07 09:22
업데이트 2016-01-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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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할 때 기준은 그것이 동반성장에 도움 되는지”“文의 소득주도성장·安의 공정성장 모두 방향은 좋아”“양당 깨려는 시도 국민 관심 상당…수요 맞아떨어져 해볼만”

정운찬 전 총리는 7일 “A를 할거냐 B를 할거냐 선택할 때의 기준은 그것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다”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관악구 봉천동 동반성장연구소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 참여와 관련 “동반성장 이외에 다른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반성장 전도사’답게 마치 강의를 하듯 다양한 사례와 비유를 들며 동반성장의 중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또 “양극화가 너무 심해지면 여러 저항이 올 게 틀림없고 사회가 불안해질 수 있어 동반성장이 필요하다”며 “동반성장은 일생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동반성장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유력한 수단일 것 같기도 하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현실정치 진출에는 “아직 결심을 못 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등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해 “제가 간이나 보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서 누가 전화했느냐, 접촉했느냐는 앞으로 누구에게도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과 안 의원의 ‘공정성장론’ 등 경제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서슴없이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반성장이 왜 지금 화두인가.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눠서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체 경제의 파이는 크게 하되 분배의 규칙을 바꾸자는 것으로 부자도 얻고 가난한 사람도 얻는 데 늘어나는 파이의 몫을 가난한 사람에게 더 주자는 것이 동반성장이다. 동반성장은 우리 정서에도 맞다. 두레와 향약,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이런 게 다 동반성장의 예다. 외국에도 ‘빨리 가려면 혼자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속담이 있다.

정치권력은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서 분산됐지만, 경제권력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느리고 약하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 경제권력의 집중으로 이런저런 피해를 본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양극화가 너무 심해지면 여러 저항이 올 게 틀림없고 사회가 불안해질 수 있어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동반성장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보나.

▲속도는 느리지만 그렇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말이 많지만, 중소기업이 덕 보는 경우가 많다. 어느 대기업이 잘한다 못한다고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는 경제와 사회 전체가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한다는 의미에서 성공했다.

--정치가 정 전 총리가 추구하는 동반성장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정치가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일 것 같기도 하다. 정치에 나가서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 게 유리한 것인지,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 게 쉬운지, 제도와 정책을 바꾼다고 동반성장이 잘 이뤄질지 고민해야 한다. 오히려 정치권 밖에서 남에 대한 배려와 연대정신 배양 등 동반성장에 필요한 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게 더 유효할지 모른다. 혼자 고심도 하고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현재 정치세력 중 동반성장을 가장 잘 구현할 정당이나 신당 세력은.

▲잘 모르겠다. 2012년 대선 때 여당과 야당 모두 경제살리기와 경제민주화에 전력하겠다고 약속해놓고서 여당도 야당도 그다음에 꿀 먹은 벙어리가 돼 안타깝다. 여당과 야당 다 그동안 (동반성장)실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 신당에서 당대표로 영입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있다.

▲계속 말하지만 저는 정치진출을 결심 안 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어떤 제안이 왔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지’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정말 동반성장이 일생의 목표다. A를 할거냐 B를 할거냐 선택할 때의 기준은 그것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다.

--문재인 대표가 과거 친노·486·운동권 프레임에 갇혀있고 패권주의에 집착한다는 비주류의 지적이 있다.

▲제가 대답하는 게 적절치 않다.

--안철수의 정치가 추상적이고 원론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신인인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기대하겠나. 더 두고 봐야 하지 않나. 여러 가지 유능한 분으로 알려졌는데 더 공부해서 구체성을 갖출 것이라 본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인 면이 하나 있다. 한국 정치는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 제도를 고쳐야 한다. 아무래도 여러 당이 있으면 여러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양당을 깨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다 실패했다.

▲제대로 안 하고 짧게 하고 말았다. 과거에는 정치인들이 막 도모했고 국민은 별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은 국민이 상당한 관심이 있다.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져서 해볼 만하다.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평가.

▲외국은 과거 최저임금을 올리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서 소비자의 소득을 늘리고 그게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경험적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득을 올려주기가 쉽지 않고 소득을 올려줬다 쳐도 가계부채가 1천200조에 육박하지 않나. 가계부채가 많은데 소득이 는다고 소비가 늘겠나. 쉽지 않다.

--안철수 의원의 공정성장론에 대한 평가.

▲방향은 좋다. 소득주도 성장이나 공정성장이나 방향은 좋은데 소득주도 성장은 아직 실적이 많지 않고 공정성장은 방향이 나쁘지 않지만 제대로 실험을 못 해본 게 아닌가. 좀 기다려봐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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