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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회장 “알리바바는 600조움직이는 중국 또 하나의 성(省)”

마윈 회장 “알리바바는 600조움직이는 중국 또 하나의 성(省)”

입력 2016-01-06 11:21
업데이트 2016-01-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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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영어는 잘했으나 수학은 첫 대학시험에서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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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연간 5천억달러(약 600조원)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한 `경제체‘다. 중국에 또 하나의 성(省)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배경으로 일약 세계 유수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그룹. 이 거대 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윈(馬雲) 회장은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그의 명성과 알리바바라라는 회사 이름은 짧은 시간에 널리 알려졌지만 알리바바의 실상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다. 그가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정부와의 관계, 자신의 후계문제 등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1999년 종업원 18명으로 시작한 알리바바가 엄청나게 성장했는데.
▲15년 전에 비하면 커졌지만 15년 후와 비교하면 아직 작다. 목표의 하나는 회사가 102년간 존속하는 것이다. 3세기에 걸쳐 사회에 필요한 회사라는 의미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나 대학은 모두 독자적인 가치관과 문화가 있어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기업도 창조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사회나 고객의 수요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큰 회사는 스피드와 창조성에서 젊은 회사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관리를 위한 룰(규칙)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룰이 아니라 문화로 관리한다. 회사의 구조를 상시 수정해 같은 규모의 다른 회사보다 항상 창조적인 회사로 남고 싶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나이 든 사람이 춤을 출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를 춤추도록 육성하는 것과 경영자원이 빈약한 젊은 기업의 창의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알리바바의 가장 큰 사명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이제부터가 황금기다. 왜냐하면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위기일수록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글로법 기업이 100개 이상이나 된다. 일본과 유럽에도 30-40개가 있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에는 아직 거의 없다. 앞으로 10-20년이면 글로벌 민간기업이 수십개 나타날 것이다.

--해외에서 알리바바의 회사 이름은 알아도 실상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알리바바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연간 5천억달러의 돈이 움직이는 “경제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물건과 서비스를 구입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중국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결제와 배달을 위한 인프라는 발달하지 못했다. 알리바바는 결제와 유통구조를 구축해 실제적인 경제체가 됐다. 중국에 또하나의 성(省)이 생겨난 거나 마찬가지다. 이 생태계는 다른 나라에는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급격히 커지는 알리바바가 정체불명의 “짐승”처럼 비쳐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이해할 것이다. 알리바바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날이 올테니까.

--작년에 미국시장에 상장한 주가가 한때 피크때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민간기업이 이 정도 대규모 상장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 투자가들과의 대화가 미숙했다. 하지만, 반드시 개선될 것이다. 미국 투자가들은 우리 회사의 주식은 사지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은 없어서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알지 못한다. 알리바바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고객이고 다음이 종업원, 그 다음이 주주다. 주주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 월가와는 다르다.

--많은 중국기업들이 미국에서의 상장을 포기하고 중국이나 홍콩으로 돌아오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알리바바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중국에서 상장하면 아마 시가총액 세계 최대가 될 것이다. 실제로 “중국(시장)으로 돌아오라”는 유혹이 많다. 우리는 모든 선택지를 열어 놓고 사업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쪽을 선택할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알리바바가 최근 중국 정부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회사가 작을 때는 고객과 마주하는 데 집중했을 뿐 정부에 접근하는 게 싫었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면 그럴 수 없다. 규제를 둘러싸고 대립할 때도 있다. 정부도, 기업도 경제가 발전해 사람들의 생활이 풍요로워지기를 바라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무엇을 염려하고 있고 기업이 뭘 바라고 있는지를 정부와 기업이 서로 알 필요가 있다.

--급성장하는 많은 기업에 창업자의 후계자 문제가 큰 과제인데.
▲나는 10년 전부터 퇴임계획을 짜놓고 매일 준비하고 있다. 내가 인생을 즐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젊은 사람이 일을 잘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얼마 전 갓 입사한 젊은 간부에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언제라도 회사를 떠나도 좋다”고 말했다. 그 임무 중 하나는 자기보다 일을 열심히 잘하는 인재 3명을 찾아내는 것이다. 솔직히 이 일은 힘들고 정신적 중압감도 크다. 나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 태어났으니 더 잘 즐길 수도 있으련만.

◇ 마윈은?

영문명 Jack Ma. 1964년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강해 중학교 때 관광명소인 시후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말을 걸면서 영어를 배웠다. 수학은 형편없었다고 한다. 첫 대학시험에서 “1점”을 받기도 했다. 한때 진학을 포기하려고 삼륜차 운전사 일을 하기도 했으나 3수끝에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갔다. 졸업후 5년간 영어선생을 했다. 유창한 영어로 풍부한 유머를 구사하는 그의 연설은 해외에서도 청중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의 열렬한 팬으로, 알리바바 고급간부 모두에게 소설 속에 나오는 무술가의 이름을 별명으로 붙여줄 정도다. 그 자신은 진융의 무협지에 등장하는 검술의 달인 펑칭양(風淸揚)이라는 별명을 택했다. 펑칭양은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 사부라는 점에서 ’전직교사' 출신답다고나 할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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