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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구조조정 ‘칼바람’ 거세진다

증권가에 구조조정 ‘칼바람’ 거세진다

입력 2016-01-06 10:16
업데이트 2016-01-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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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도입·M&A 본격화에 인력감축 지속 전망

유난히 따뜻하다고들 하는 올겨울이지만, 여의도 증권가에 부는 바람에서 온기를 느끼긴 쉽지 않다.

지난해까지 쉼없이 몰아쳤던 구조조정의 바람이 새해에는 잠잠해지기는 커녕 더 거세게 몰아치리란 잿빛 전망에 증권사 직원들은 연초부터 옷깃을 단단히 여밀 수밖에 없다.

이른바 ‘핀테크’로 대표되는 기술과 금융의 융합이 점점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대면 거래가 줄어드는 점이 핵심적인 변화로 꼽힌다.

영업점을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서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한 직접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6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스마트폰 등 무선단말기 거래대금의 비중은 2014년 21.27%에서 지난해 10월 말 기준 25.06%까지 늘어났고,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무선단말 거래 비중도 10.70%에서 올해 15.55%로 증가했다.

반면 영업점의 단말기와 유선단말기(ARS 등)를 통한 거래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영업단말을 통한 거래 비중은 2014년 17.47%에서 작년 16.50%로 줄었으며, 유선단말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0.42%에서 0.38%로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영업단말 거래 비중은 47.11%에서 39.36%로 감소했다.

오는 3월부터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능해지고 핀테크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대면 거래는 더욱 빠른 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최근 4년 새 600개 넘게 사라진 증권사의 시중 지점은 새해에도 계속해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핀테크 등 파이낸스 온라인 시대가 본격화하면 금융권에선 부가가치를 내지 못하는 지점과 인력 등 비용구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매매거래를 넘어서 개인 자산분석 및 관리까지 사람 대신 자동화된 시스템이 맡아 주는 ‘로보어드바이저’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장이 활황이어도 고객이 점포로 오지 않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거래를 한다”며 “비대면 방식의 실명 확인이 본격화하면 모든 금융권에서 지점 축소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최근 잦았던 증권사들의 인수·합병(M&A) 과정이 올해 들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최대 규모인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간의 합병 과정이 올해 진행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M&A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두 회사의 합병을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은 그리 예사롭지 않다.

푸르덴셜증권과 한화증권이 합병한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말 35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작년에도 메리츠종금증권으로 피인수된 아이엠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통해 정규직 직원 40여명을 내보냈고, NH투자증권은 옛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간 합병 과정에서 모두 600여명의 회망퇴직을 받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또 작년 말에도 아이엠투자증권 출신 계약직 직원 50여명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추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계약직 직원들은 합병 당시에도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LIG투자증권 역시 작년 말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간 상태이며 현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 추가 인력 감축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합병을 단행한 증권사들뿐 아니라 M&A와 무관한 중대형 증권사들도 추가 인력감축에 나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권업종의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비롯한 글로벌 악재와 국내 경기 부진 등 내우외환이 겹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의 부진은 증권사의 수익 악화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첫 출발부터 크게 흔들린 올해 증시 상황은 증권가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황이 부진했던 지난해 3분기 국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7천47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8%(4천543억원) 감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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