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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뛰어든 빌 클린턴…‘성추문’ 대선쟁점화 될까

대선판 뛰어든 빌 클린턴…‘성추문’ 대선쟁점화 될까

입력 2016-01-05 08:06
업데이트 2016-01-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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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송 나와 “성추문 때문에 탄핵…힐러리도 조장”빌 클린턴, 힐러리 ‘측면지원’ 나서…트럼프에 ‘전략적 무대응’

막후에서 ‘외조’(外助) 역할을 해온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전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4일(현지시간) 초기 경선지역의 하나인 뉴햄프셔 주에서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선거전략 자문과 사적인 자금모금 활동에만 관여해온 클린턴 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공개적 유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부가 따로 동선을 달리하며 초기 경선지역을 훑으면서 지지세를 끌어모으는 ‘쌍끌이’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날 클린턴 선거캠프가 공개한 광고 동영상의 주인공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의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대세론’을 형성한 클린턴 후보가 뉴햄프셔에 주력하는 이유는 다음달 9일 가장 먼저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이곳에서 2위인 버니 샌더스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중적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지난달 ‘비밀병기’(secret weapon)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등판’이 과연 클린턴 후보에게 어느정도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클린턴 부부가 정치적으로 ‘한묶음’이 될 경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강점은 긍정적 효과를 주지만 ‘약한 고리’는 치명적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1998년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어놓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이 다시금 조명을 받는 분위기다.

미국 공화당의 선두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날부터 뉴햄프셔 주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의 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CNN 방송 ‘뉴데이’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재임 기간에 매우 지저분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면서 “(성추문 사건은) 명백히 큰 사건이었다. 세상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 일로) 탄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 후보를 겨냥해 “힐러리는 (성추문을) 조장한 사람(enabler)”이라고 몰아세웠다.

트럼프로서는 막말로 인한 ‘성차별주의’ 논란을 희석하는 동시에 앞으로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본선에서 맞붙게될 클린턴 후보의 ‘약한 고리’를 끄집어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주 NBC 방송의 ‘투나잇 쇼’에 나와 “힐러리가 내게 ‘여성카드’를 활용한다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도 대선에서 다뤄지는 게 공정한 게임”이라며 이번 사건을 쟁점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번 사건이 클린턴 후보 주변과 직결돼있어 당연히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클린턴 후보의 뉴햄프셔 타운홀 미팅에서 공화당 소속 주의원인 캐서린 프뤼돔-오브라이언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여러 차례 클린턴 전 장관의 연설을 방해한 것은 일종의 전략적 행동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18년전의 스캔들이 이번 대선판에서 의미있는 변수로 부상하기에는 ‘동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미 정치적인 탄핵과정과 여론의 심판까지 거쳤던 사안인데다가, 클린턴 후보의 직접적 ‘하자’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8년 성추문 사건이 폭로된 이후 당시 대통령부인이었던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로서는 너무 과도하게 쟁점화를 시도할 경우 ‘네거티브 선거전략’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역풍을 맞을 소지도 다분하다.

더욱이 민주당의 경쟁후보인 버니 샌더스 후보가 “성추문 사건은 대선에서 이슈가 아니다”라고 일찌감치 선을 그으면서 다소 김이 새버린 느낌이다. 샌더스 후보는 3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나라에는 빌 클린턴의 성생활보다 더 중요한 걱정거리들이 많다”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캠프도 트럼프가 의도하는 쟁점화를 피하고자 ‘무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날 뉴햄프셔 주 내슈어의 지역대학(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클린턴 후보를 위한 첫 공세유세에 나선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

이번 사건이 선거흐름 자체에 영향을 주는 폭발력을 갖지는 못하지만, 공화당 후보들이 클린턴 후보를 상대로 써먹을 수 있는 ‘상수’가 될 가능성은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성추문 사건도 악재가 될 수 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중 유세과정에서 과도한 ‘존재감’을 과시할 경우 스스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보여줘야 할 클린턴 후보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역할은 초기 경선지역이나 일부 경합지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유세 행보를 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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