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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킷브레이커, 증시 패닉 증폭” 실효성 논란

“中 서킷브레이커, 증시 패닉 증폭” 실효성 논란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1-05 14:40
업데이트 2016-01-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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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국 증시가 7%가량 폭락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빠뜨린 것은 사상 처음 시행된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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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만 나오는 中 증시
한숨만 나오는 中 증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중동의 정세 불안 심리가 겹친 4일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주가가 추락하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푸양 AFP 연합뉴스
5일 CNBC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날 처음 가동된 중국 주식시장의 서킷 브레이커자체가 중국 증시 패닉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도 서킷 브레이커가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도세를 막지 못하고 되레 시장 불안을 키웠다며 제도의 실효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도입됐다.

이는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가 전 거래일 종가대비 ±5% 이상 변동성을 보이면 주식 거래를 1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또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45분 이후 지수가 5%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나 장중에 7% 이상 등락하면 이후 거래는 완전히 중단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1시 13분쯤 CSI300 지수가 장중 5.05% 하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시각 4.96% 하락한 3363.52를 기록했으며 이후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이후 15분 뒤인 1시 28분쯤 거래가 재개됐으나 6분 뒤인 1시 34분쯤에 CSI300지수가 7% 이상 하락하며 이후 주식거래는 완전히 중단됐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6.85% 하락한 3296.66이었다.

전문가들은 1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후 투자자들이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기 전에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주식을 던지면서 매물 폭탄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션완홍위안증권의 윌리엄 웡 주식 트레이딩 부장은 “서킷 브레이커가 1차로 발동된 동안 시장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공포에 투매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창안 펀드 매니지먼트의 루안 샤오페이 매니저는 “서킷 브레이커가 일단 발동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라면서 “이러한 구조는 시장의 유동성을 제한하며, 동시에 주가를 더 빠르고 더 쉽게 등락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린차이이(林采宜)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서킷 브레이커가 설정한 5%와 7%의 범위선이 지나치게 좁아 무형중에 공황 상태의 투자자들에게 손실제한 목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실제 서킷 브레이커가 두차례에 걸쳐 발동된 시간 격차는 6분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오는 8일 상장사 주요주주의 지분매각 제한 조치가 종료되면 주요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강박 심리도 투매세에 한몫했다.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국에선 1988년에 서킷 브레이크 제도를 도입한 이래 1997년 10월 27일에 한차례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됐는데 선진국들이 10년이 걸려서야 완성한 제도를 중국은 단 하루만에 완성했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서킷 브레이크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미국은 현재 지수가 7%, 13%로 급락할 때 거래를 15분간 중단토록 하고 지수가 20%까지 떨어질 경우엔 당일 거래를 중단토록 하고 있다.

CNBC는 전날 발표된 작년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긴 했지만, 비제조업 PMI는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며 이를 전날 급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대주주 매각 제한이 이번 주 해제되는 문제도 주로 소형주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CNBC는 설명했다.

교통은행의 하오 홍 매니저는 “서킷 브레이커 시스템은 투자자들이 다른 이들보다 먼저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악순환을 초래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1200개(전체 42%) 종목 이상이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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