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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성평등 국회로 패러다임 전환해야/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기고] 양성평등 국회로 패러다임 전환해야/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입력 2016-01-04 18:12
업데이트 2016-01-0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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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합의 실패로 사상 초유의 국회의원 선거구 공백 상태가 올 초부터 현실화했다.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획정안이 당리당략에 막혀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3대1로 허용한 현행 선거법 조항에 대해 투표 가치의 지나친 불평등을 이유로 2014년 10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인구 편차를 2대1 이하로 지난해 말까지 개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야는 비례대표 축소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법정 시한을 넘겨 가며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않고 있다.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이참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양성평등한 국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문제다. 여성과 남성은 세상의 절반씩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여성 인구는 지난해부터 남성보다 많아졌다. 대졸 취업자 수에서도 2014년부터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원 총 300명 중 여성은 48명(16%)에 불과하다. 그나마 비례대표 여성 50%(27명) 할당제를 통해 진전을 이룬 게 그 수준이다. 지역구 의원 246명 중에서는 여성이 8.5%인 21명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저출산과 여성폭력 등 사회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여성계는 여성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구 30% 여성 공천을 의무화하라고 거듭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 문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여성 대표성 제고 문제는 이제 여성 발전을 넘어 양성평등, 성 주류화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어느 지역구에 여성을 공천할지, 그 지역구가 당선 가능 선거구인지 등 계속 논란거리를 만들 수 있는 여성 공천 의무화보다 아예 남녀 국회의원을 1명씩 뽑는 2인 선거구제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은 시·군·구 주민 수 21만명을 기준으로 최소 10만 5000명에서 최대 31만 5000명까지를 선거구로 해 1명씩 뽑는다.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군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은 4곳을 합해 한 선거구가 되는 반면 인구가 많은 경기 수원시는 갑을병정 4개 선거구로 나뉜다. 인구 편차를 2대1로 줄이려면 21만명을 기준으로 14만~28만명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국회의원 수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그러나 국회의원 남녀 동수 선출을 위해 예를 들어 42만명을 기준으로 28만~56만명의 2인 선거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 선거구에서 남녀 국회의원 1명씩을 뽑으면 된다. 다만 더 많은 농촌 시·군을 단일 선거구로 통합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면 우선 1, 2인 선거구를 병행하면 된다. 예를 들어 28만명 이상 시·군·구에만 2인 선거구를 적용하는 식이다. 현재 분구된 지역을 2인 선거구제로 생각하면 된다. 이럴 경우라도 특정 성이 국회의원의 최소 30% 이상을 구성하게 된다.

여야는 현행 선거구가 모두 사라진 선거구 공백 파행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또 당리당략보다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며 지혜로운 선택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16-01-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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