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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넘어 대통령으로” …복싱영웅 파키아오 지지 여론 폭발적

“상원 넘어 대통령으로” …복싱영웅 파키아오 지지 여론 폭발적

입력 2016-01-04 14:38
업데이트 2016-01-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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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현재로선 상원의원선거 집중하겠다”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8)가 상원의원을 넘어 필리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매니 파키아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게 패한 뒤 가진 회견에서 오른쪽 어깨를 만지고 있다 ⓒ AFPBBNews=News1
매니 파키아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게 패한 뒤 가진 회견에서 오른쪽 어깨를 만지고 있다
ⓒ AFPBBNews=News1
“필리핀인 치고 그의 팬이 아닌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파키아오가 장차 대통령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4일 마닐라발 기사로 보도했다.

복싱에는 체중별로 17개 체급이 있다. 가장 무거운 헤비급과 가장 가벼운 미니멈급이 맞붙으면 결과는 뻔하다. 그렇지만 혹시 모든 선수가 같은 체급이라면 누가 가장 강할까.

최강의 복서에게 주어지는 ‘파운드 포 파운드’((Pound for Pound) 칭호는 복싱 팬에게는 영원한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리핀인들이 꼽는 파운드 포 파운드는 단연 오는 5월 필리핀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매니 파키아오다.

민다나오섬의 빈농 집안에서 태어난 파키아오는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가계를 돕다가 초등학생 때부터 복싱을 시작, 16세에 프로로 데뷔했다. 1998년 3번째로 가벼운 체급인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것을 시작으로 차례로 체급을 올리면서 메이저 6체급을 비롯, 8체급을 석권했다. 메이저 타이틀 6개 체급을 석권한 사람은 미국의 오스카 델라호야뿐이었다.

강펀치와 빠른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하는 파키아오는 체급을 올리면서 잇따라 상대를 쓰러뜨렸다. 그는 펀치가 워낙 빨라 왼쪽 스트레이틀 맞은 상대선수가 “믿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로 빠른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2008년에는 6개 체급을 제패한 미국 복서 델라호야와의 “꿈의 대결”이 성사돼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엘리트 복서 델라호야를 시종 몰아붙인 끝에 TKO승을 거뒀다. 작년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선수와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 복싱팬의 주목을 받았다. 파키아오는 아웃복서 메이웨더의 정면 대결 회피와 평소의 그답지 않은 부정확한 펀치로 팬들을 실망시키는 졸전 끝에 아쉽게 판정패했지만 당시 1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대전료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필리핀과 타이 등은 복싱 세계 챔피언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동남아 각국에는 아직도 가난한 나라가 많고 빈부격차도 크다. 파키아오 선수가 그랬듯 가난한 가정 출신의 어린 소년들은 일찍부터 용돈 벌이를 할 수 있는 복싱을 시작한다. 헝그리 정신이 최강의 무기인 셈이다.

파키아오 선수의 중매를 서고 그의 출신지인 제너럴산스토시에 ‘피플스 챔프(민중의 왕자) 체육관’을 세우기도 한 실업가인 아드리나노 고리건(74)씨는 파키아오는 어려서부터 연습벌레였다고 기억했다. “기술면에서는 다른 복서와 차이가 없어 챔피언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좌우간 이기는데 집착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는게 그의 회고담이다.

파키아오가 국민적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물러설 줄 모르는 파이팅 스타일 때문만은 아니다. 잘난 척하지 않는 겸허한 성격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세기의 대결로 꼽힌 메이웨더 선수와의 대전에서도 메이웨더가 ‘악역’, 파키아오는 ‘선인’의 구도였다. 지난해 12월17일 열린 생일파티에서도 팬과의 기념촬영이나 사인요청에 기꺼이 응했다. 고향에서 기금이나 장학재단도 설립, 빈곤층을 위한 집을 지어 주거나 복지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금은 필리핀의 대부호지만 이런 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6개 체급 왕좌에 오른 2010년 민다나오 하원의원에 당선돼 현재 2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본인은 오는 5월 시행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지만 고리건씨는 “현지 시장이나 민다나오 지사를 했으면 좋겠다” 고 말한다.

대통령 출마를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니혼게이자이 신문 기자의 질문에 파키아오 본인은 “현재로서는 상원의원 선거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키아오는 4월에 현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인 티모시 브래들리(32·미국)와 한차례 더 경기를 할 예정이다. 그는 이 경기가 “아마도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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