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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순 한미약품대표] 코미디언 지망생이 세계적인 제약회사 CEO로 우뚝

[이관순 한미약품대표] 코미디언 지망생이 세계적인 제약회사 CEO로 우뚝

입력 2016-01-04 09:41
업데이트 2016-01-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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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8조 수출계약...신약개발 ‘빨리빨리’ 전략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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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러 왔던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작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으로 일약 세계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한미약품은 작년 사노피와의 계약(약 5조원)을 포함해 얀센(약 1조원), 베링거인겔하임(약 8500억원), 일라이 릴리(약 8천억원)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8조원에 가까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의 기술수출 계약이래야 큰 건이 수천억원에 불과했으니 한미약품의 성과는 엄청난 결과였다. 이런 큰 일을 진두지휘한 한미약품의 이관순 대표를 4일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새해 각오를 들어봤다. 만남은 진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안하고 재밌는 자리였다.

알고 보니 이 대표는 어린 시절 코미디언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라디오의 희극 연기자들을 동경해 남몰래 연습까지 했다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답변 내용이나 말하는 방식도 최고경영자의 권위보다는 소탈함이 묻어나왔다.

인터뷰에 동석한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관순 대표가 주재하는 회식자리에서는 직원들의 웃음이 터지는 일이 많다고 귀띔했다. 먼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2015년이요? 역시 사노피와 계약을 발표하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홍보팀에서 그날 저녁 언론 인터뷰 요청이 많을 거라고 준비하라기에 긴장했는데 전화가 전혀 안 오던데요? 덕분에 축하 회식 자리에 안 늦었죠.” “그런데 다음날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더군요.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많이 먹어 게슴츠레했는데…”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대표는 꿈과는 거리가 먼 서울대 화학교육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이학박사)를 거쳐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이어 한미약품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201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는 평소 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즐거운 삶을 실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항상 작년처럼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10년 한미약품은 창사 후 첫 적자에 빠졌다. 이 대표는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 연구개발(R&D) 비용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었다”며 “한미약품이 고꾸라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당시 성공 가능성이 작은 신약후보물질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영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직원들을 다독여 마침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 놓는 데 성공했다.

한국 제약업계에서 가능성의 한계를 넓힌 이 대표에게 우리나라의 차세대 리더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나는 단지 우리나라에서도 신약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개발에 10년이 넘게 걸리는 신약은 1~2년만 앞당겨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기술은 물론이고 속도도 1등인 만큼 분명히 성과가 날 거라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관순 대표는 작년 이맘 때와 회사 상황이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연구개발(R&D) 투자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던 지난해에는 “딱 두 개만 결실을 봤으면 좋겠다는 벼랑 끝에 선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올해의 소망은 한 층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수출한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상품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해서 파트너사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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