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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일 틈틈이 주말에만 연습… 하고픈 음악 해 축복”

“직장 일 틈틈이 주말에만 연습… 하고픈 음악 해 축복”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01-03 17:48
업데이트 2016-01-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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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락’ 우승 직장인 밴드 스몰타운

플랜트 설계 회사의 경영관리팀 사원과 대형 로펌 직원, 약국 약사로 구성된 밴드 ‘스몰타운’이 지난달 30일 서울 홍대 앞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린 직장인 밴드 발굴 프로젝트인 ‘2015 주경야락(樂)’ 최종 결선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9월 30일부터 4개월의 대장정으로 시작된 직장인 밴드 발굴 프로젝트에서는 70여개 팀이 1차 예선과 2차 실연 심사, TOP5 멘토링, 음원 녹음, 최종 결선을 거쳐 총 1200만원의 상금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문화융성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뮤지스땅스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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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스몰타운’의 결선 공연 장면. 뮤지스땅스 제공
밴드 ‘스몰타운’의 결선 공연 장면.
뮤지스땅스 제공
“직장인 밴드를 하고 싶다면 가정이나 일 때문에 못한다고 주저하지 말고 저지르세요.”(보컬 김대희·31세)

“하루 종일 약국에서 일하다가 홍대까지 악기를 메고 공연을 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선 채로 졸기도 하지만 그래도 공연을 하고 나면 힘이 팍팍 생겨요. 직장인 밴드는 이 맛에 하는 것 같아요.”(베이스 이지현·30세)

“전업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회사 일을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 하는 직장인 밴드 활동이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드러머 한선미·3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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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주경야락(樂)’ 최종 결선에서 우승한 밴드 ‘스몰타운’ 멤버들. 왼쪽부터 베이스 이지현, 보컬·기타 김대희, 드러머 한선미. 뮤지스땅스 제공
‘2015 주경야락(樂)’ 최종 결선에서 우승한 밴드 ‘스몰타운’ 멤버들. 왼쪽부터 베이스 이지현, 보컬·기타 김대희, 드러머 한선미.
뮤지스땅스 제공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주경야락에서 우승한 스몰타운 멤버들은 3일 인터뷰에서 “일상을 쪼개 음악 활동을 병행하지만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몰타운이 결성된 지는 이제 2년. 한두 명씩 현 멤버들과 인연이 닿아 의기투합하면서 2013년 지금의 밴드가 태어났다. 일본 밴드 ‘그레이프바인’의 앨범 제목에서 따온 스몰타운은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한 명, 두 명 모여 정말로 작은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멤버들의 희망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홍대 클럽에서 매달 1~2차례 공연을 하고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그 이상의 공연은 무리였다. 보컬이자 팀 리더인 대희씨는 “세 명 다 퇴근 시간이 다르고, 한 명이라도 야근이 있으면 모이기 힘들어 공연 의뢰가 들어와도 하기가 어려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도 “낮에는 일하고 매주 토요일 시간을 쪼개 연습했는데 우승까지 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결선에 오른 곡 ‘와일드’와 ‘블러썸’ 두 곡은 주경야락 음원 공개에서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두 곡 모두 대희씨가 작사, 작곡한 자작곡이다. 대희씨는 “유행을 타는 음악보다는 멜로디가 좋고 가사가 잘 전달되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며 “수십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좋은 비틀스와 같은 음악을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스몰타운은 올해 2~3월 첫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현씨는 “앨범명을 임시로 ‘에브리싱 스타츠 스몰’(Everything starts small)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약사로 일하면서도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많은 분에게 노래하는 즐거움을 안겨 드리는 게 꿈”이라고 거들었다.

대형 로펌에서 변리사를 도와 상표등록 업무를 맡고 있는 선미씨는 “스무 살 때 밴드를 하고 싶어서 오디션마다 지원했는데 직장인으로서 꿈을 이루게 돼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전업으로 하는 진짜 뮤지션이 될지 아니면 지금처럼 직장인 밴드로 남을지는 흘러가는 시간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 같은, 평소 느끼지 못하는 감성을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1-0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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