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한미약품’ 노리는 당뇨 치료제는
당뇨 신약 전성시대다.제약 시장조사 기관인 IMS에 따르면 당뇨 치료제 전체(경구제·주사제) 시장 가운데 지난해 DPP4 시장은 2500억여원으로 6000억원 규모의 전체 시장에서 40% 이상을 차지했다. DPP4는 체중 증가, 저혈당 등 기존 치료제들이 가진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 다른 약과 함께 먹어도 문제가 적어 의사들이 처방하기 좋다.
‘자누비아’ 이외에도 가브스(한국노바티스), 온글라이자(한국아스트라제네카), 트라젠타(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제미글로(LG생명과학), 네시나(한국다케다)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는 JW중외제약이 ‘가드렛’을, 한독약품이 ‘테넬리아’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동아에스티가 자체 개발 신약인 ‘슈가논’을 판매하게 되면 모두 9개의 DPP4 치료제가 경합을 벌이게 된다.
시장은 이미 한국베링거인겔하임(트라젠타)과 한국MSD(자누비아) 제품이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뒤늦게 합류한 제약사들도 DPP4 억제 신약이 여전히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당뇨병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DPP4 억제제가 가장 진보된 형태의 약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JW중외제약의 가드렛은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을 통해 투여 후 약 24시간 동안 80% 이상의 DPP4 저해율을 보이는 등 우수한 당화혈색소(HbA1c) 강하 효능을 입증했다. 특히 혈중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주고 비만 환자들에게도 높은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한독은 가브스 판권계약 종료 후 ‘테넬리아’로 승부를 걸었다. 기존 DPP4 계열과 비교해 약 70%에 이르는 강력한 목표 혈당 도달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한독의 설명이다. 기타 DPP4 억제제의 목표 혈당 도달률은 35~43%다.
동아ST가 자체 개발한 ‘슈가논’은 내년 출시 예정이지만 발매 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슈가논은 2012년 중국 류예 파마사, 인도 알켐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브라질 유로파마사와 계약했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3개국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당뇨 치료제 시장은 연간 45조원(약 400억 달러)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구된 국내 당뇨 치료제 진료비는 7354억원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당뇨병이란
한국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은 포도당의 대사에 이상이 생겨 일어나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혈중 포도당 즉 ‘혈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으로 소변에서 포도당이 배출된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분비돼 조절하게 되는데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85%는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은 유전학적으로 제2형 당뇨병에 취약하다.
질병관리본부가 2013년 30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한 결과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11.9%(320만명), 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율은 24.6%(660만명)에 이른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3억 8200만명에 달하고 2035년까지 5억 92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은 생활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약은 장기간 복용하면 인슐린이 완전히 생산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 또 이뇨제와 결핵약의 일부, 스테로이드제, 항경련제, 당분이 들어 있는 시럽 등 일부는 중복 투약을 조심해야 한다.
2015-12-02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