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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2000명 670억 등친 다단계 기획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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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3-05-09 00:46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개발할 수 없는 임야 되팔아 공시지가보다 300배 뻥튀기

개발할 수 없는 헐값의 임야를 사들여 부동산을 잘 모르는 고령의 부녀자 2000여명에게 10배 이상 비싼 값에 팔아넘긴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8일 주부사원 모집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60~80대 부녀자 2177명을 상대로 개발 호재가 있다고 속여 땅을 사게 해 677억원을 챙긴 기획부동산 업자 남모(52)씨 등 9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 등은 2011년 3월부터 서울과 경기 광명·성남 등 수도권 일대에 14곳의 기획부동산 사무실을 차려 놓고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기 이천·화성, 강원 평창, 충남 서산 일대의 임야 8곳 29만여㎡를 사들인 뒤 주부사원 모집 광고를 냈다. 이들은 광고를 보고 찾아온 부녀자들을 수도권 일대 14곳의 교육장에 모아 놓고 해당 토지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수혜지라거나 물류단지, 전철역 예정지, 상업단지, 테마파크로 개발된다는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평균 시세보다 10배 이상 비싼 값에 되파는 수법으로 지난 3월까지 67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실례로 이들은 공시지가가 3.3㎡당 1500원인 평창의 한 임야를 5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서류를 작성한 뒤 58만원에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거래 가격은 아직 조사 중이다. 결국 이들은 공시지가보다 무려 300배 이상 비싸게 팔아 넘긴 것이다.

이들은 거짓말을 듣고 토지를 구입한 부녀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놓고는 추가로 토지를 구입하도록 권유하거나 지인을 끌어들이게 한 뒤 수당을 지급했다. 끌어들인 지인이 땅을 사면 10%의 수당을 지급했고 사원, 실장 등 직급별로 10~20%의 수당을 따로 주는 식으로 다단계 영업을 해 온 것이다.

피해자 가운데는 60~70대 후반의 혼자 사는 부녀자들이 많았으며 남편이나 자식이 없어 손쉽게 집 등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한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당했다.

또 남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하루 3회 이상 거짓 개발 계획이 담긴 강연을 듣게 하면서 “월급으로 대출 이자를 내면 된다. 내 이름으로 된 토지가 있어야 자식들에게 괄시받지 않는다”고 세뇌시켜 토지 구입을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매각한 토지는 대부분 보전 산지이거나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이 불가능하며 심지어 맹지(진입로가 없는 토지)인 경우도 있다. 경찰은 자금 공급원 등의 배후 세력과 별도 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3-05-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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