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고구마 테라피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고구마 테라피

입력 2010-03-01 00:00
업데이트 2010-03-01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눈이 내려 마을길이라도 막히면 더 좋습니다.

겨울 양식으로 방 윗목에 수숫대로 두대를 만들어 가득 채워놓은 고구마는 하릴없는 겨울 요깃거리로 그만이었습니다.

게으름이 넘쳐나는 날, 뜨신 방에 누워 뒤척이면서 수숫대 틈새를 비집어 맞춤한 고구마를 꺼내 날로 먹습니다.

먹거리 넘치는 요새야 줘도 안 먹지만 그때야 겨울철 주전부리 거리라곤 고구마뿐이었으니 달수밖에요.

그렇게 생고구마를 먹어대고, 또 낮이면 조청 같은 삶은 고구마에 김치 한 가닥씩 걸쳐 끼니로 먹고, 저녁엔 쇠죽 아궁이에 던져 구운 고구마 먹으며 주둥이가 온통 검댕이 칠갑이 되곤 했지요.

숫제 고구마판이라고 해도 지나칠 게 없었던 시절, 측간에서 ‘응가’라고 할라치면 샛노란 똥이 가래떡처럼 쑤욱∼쑥 빠지는 게 그 황홀한 쾌변의 기쁨이라니요.

요새 변비라고 아랫배 싸쥐고 징징거리는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 부작용 심한 변비약만 먹지 말고 ‘고구마 테라피’ 한번 시도해 보세요. 그냥 생각 없이 날로 먹고, 삶아 먹고, 구워서도 먹어 보세요. 모르긴 해도 아마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럴밖에요. 뱃속에서 꿍꿍 뭉쳐진 숙변이 밀려나며 장이 뻥 뚫릴 테니까요. 물론 약도 필요하지만 그게 어디 고구마만 하겠습니까?

jeshim@seoul.co.kr
2010-03-01 23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