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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동 박성열군 ‘안타까운 사연’

국악신동 박성열군 ‘안타까운 사연’

입력 2010-01-28 00:00
업데이트 2010-01-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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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의 신동으로 판소리 명창의 꿈을 키워가는 10대 소년이 신체 이상으로 소리 공부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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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의 꿈 키워가는 국악신동 박성열군  3살때부터 판소리 명창의 꿈을 키워가는 국악신동 박성열(13.익산 북초등학교)군.  익산=연합뉴스
명창의 꿈 키워가는 국악신동 박성열군
3살때부터 판소리 명창의 꿈을 키워가는 국악신동 박성열(13.익산 북초등학교)군.
익산=연합뉴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전북 익산에 사는 박성열(13·익산북초등학교) 군.세 살 때 소리세계에 입문한 박군은 2007년 모 방송사의 연예프로그램에서 판소리 한바탕을 멋지게 연출해내 일약 전국적 스타로 떠오른 국악 신동이었다.최근에는 국악인 오정혜 씨와 함께 KBS 열린음악회에 출연해 민요를 구성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10여년간 학교와 소리 방을 오가며 판소리 명창의 꿈을 키워온 박군에게 최근 뜻하지 않은 불행이 닥쳤다.전주에서 김소영 명창에게 창을 사사해온 박군은 어느 날 자신의 발음이 자꾸 새는 것 같은 이상 증세를 느꼈다.처음에는 목감기 때문인가 하고 무심코 지나쳤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갈수록 심해졌다.

 고민 끝에 최근 익산 원광대 치과대학병원을 찾았는데,소리꾼에게는 암 선고와도 같은 ‘부정교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병원 측은 “장기간 내버려두면 소리공부는 물론 얼굴의 기형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박군의 가정 형편으로는 2천여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 마련은 엄두도 낼 수 없다.보증금 100만 원에 월 15만 원짜리 단칸방에서 간경화를 앓는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하며 기초 수급자로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기 때문이다.

 박군은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소리를 하며 참고 견뎠다”며 “현재로서는 참을 만하지만 명창이 되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도 꿈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금세 환한 얼굴로 돌아왔다.어려서부터 어른들과 함께 소리를 해 의젓한 박군이지만 그래도 10대의 천진난만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올해 중학교 입학을 앞둔 박군은 “흥보가를 모두 끝내고 수궁가를 전수받고 있는데 단전에서 끌어올린 힘을 목에서 꺾어내는 판소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빙긋이 웃었다.

 익산 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이해석 목사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박군이 일시적인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판소리의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위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익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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