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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노숙자에 ‘온정의 손길’

새해 첫날부터 노숙자에 ‘온정의 손길’

입력 2010-01-01 00:00
업데이트 2010-01-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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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어릴 때 배도 고팠고 추위에 떨어본 경험이 있어 소외 계층을 돕기로 했어요.”‘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 이선구(59) 이사장과 회원 30여 명은 새해 첫날인 1일 낮 1시께 서울역 지하차도 부근에서 노숙자들에게 새해 첫날 나눠줄 음식을 전달했다.

 5t 대형트럭을 개조한 빨간색의 이동식 밥 차에는 떡국 600인분과 귤 600개,그리고 가래떡 3가마 분량이 실려 있었다.

 브엘세바교회는 밥 차 옆에 노숙자 700명을 수용할 천막 10개와 의자 700개를 배치해 그늘에서 점심을 할 자리도 마련해줬다.

 이 이사장은 “추위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면 노숙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 알 수 있다”면서 “이들도 한때 잘 나갔던 사람들일 것이다.노숙자에게 조금 더 관심을 두고 배려하면 더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자들은 순서대로 밥 차에서 떡국과 귤 등을 받아 자리로 돌아가며 “새해를 따뜻하게 시작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노숙자들이 몰려들어 일부는 천막 아래 들어가지 못한 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식사하기도 했지만 모두가 밝은 표정이었다.

 보름 전까지 노숙자로 지내다 지금은 손수레로 폐 고무를 수집한다는 이모(53)씨는 “친구도 만나고 무료 식사도 할 겸 이곳에 왔다”면서 “떡국을 먹고 힘을 내겠다.올해는 내가 직접 벌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자가 된 지 6개월 이상 됐다는 장모(41)씨는 “날씨도 매우 춥고 몸도 안 좋아 현재 약을 먹고 있다”면서 “올해는 집을 구했으면 한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서울 영등포역 부근에서도 노숙자를 돕기 위한 무료 배식 행사가 진행됐다.

 새벽 4시부터 식사를 준비해 아침 400인분을 제공한 광야교회 교인들은 낮 12시부터 1시간30분가량 교회 1층 식당과 야외 천막에서 노숙자에게 점심으로 떡국과 김치를 배식했다.

 교회 밖에서는 100여 명의 노숙자가 길게 줄을 섰고 교인과 자원봉사자 등 27명은 식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교회 전상원(50) 집사는 “오갈 데 없는 분들이 끼니라도 제때 챙겨 건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1년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분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남들에겐 1월1일이 특별하겠지만 우리에겐 다른 날과 똑같은 하루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식사를 마친 노숙자 박모(42)씨는 “새해인데도 쉬지 않고 식사를 준비해 줘서 힘이 나는 것 같다”며 “새해에 특별한 포부는 없지만 주변 일이 모두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다른 노숙자 김모(47)씨는 “오다가다 배고프면 이렇게 한두 끼씩 밥을 챙겨주니 고맙다”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아울러 봉사단체 브릿지센터도 아침에 노숙자 500명에게 무료 배식을 했고 저녁때는 320명분의 밥을 제공할 예정이다.햇살보금자리도 이날 아침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노숙자 각 100명에게 음식을 나눠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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