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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한류 세계화 ‘1인 창조기업’에 건다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한류 세계화 ‘1인 창조기업’에 건다

입력 2010-01-01 00:00
업데이트 2010-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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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 각국의 승패를 결정하는 최후의 승부처는 문화산업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1909~2005)가 한 말이다. 지금은 문화콘텐츠의 시대다.‘누가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해 상품화하느냐.’가 국부 창출의 화두로 작용한다.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 패러다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이른바 녹색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동안 변두리에 머물렀던 한국의 콘텐츠산업은 게임·캐릭터·애니메이션 ‘3두마차’를 선봉 삼아 세계의 중심부로 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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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킬러 콘텐츠’… 수출 지역도 다변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펴낸 ‘2009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08년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07년에 견줘 28.75% 증가한 18억 9025만 달러(약 2조 2000억원·광고 제외)였다. 수출지역도 다변화했다.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북미와 중국, 일본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동북·동남아시아 지역 17.4%, 유럽10%대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9년 수출액도 2004~2008년 연평균 증가율 20%를 상회하는 22억달러(약 2조 6000억원·광고 제외)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킬러 콘텐츠’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게임·캐릭터·애니메이션 삼총사다. 특히 콘텐츠산업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이 2008년 40%에 이어 지난해에도 약 35% 증가하며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지난해 최대 이슈는 해외진출이었다. 엔씨소프트의 대작 게임 ‘아이온’이 아시아·유럽·북미 대륙을 차례로 달구며 선봉에 섰고, 대부분 게임사들도 새로운 텃밭을 일구기 위해 분주히 해외시장을 누볐다. 그 덕에 지난해 게임 수출은 14억 8000만달러(약 1조 7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들은 ‘미래의 삼성전자’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차세대 수출주력산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이온’은 북미·유럽에서만 110만개 이상 팔렸다. 비서구권 게임으로는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 ‘메이플스토리’ 등 2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의 회원수는 전 세계 3억 2000만명에 이른다.

세계 캐릭터 시장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키 마우스’ 등 캐릭터 시장의 ‘절대 강자’ 미국과 ‘헬로 키티’ ‘포켓몬스터’를 앞세운 일본 등 양강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산 캐릭터들이 눈부신 약진을 하고 있다. 특히 ‘뿌까’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 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 2008년 매출 4750억원에 로열티 수입으로만 160억원을 챙겼다. 의류 브랜드 베네통의 전 세계 1796개 매장에서 39종의 ‘뿌까’ 아이템을 판매 중이고, 맥도날드 어린이용 메뉴인 ‘해피밀’의 유럽시장 프로모션 상품으로 맹활약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10대 캐릭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도 영국 등 100여 개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완구, 문구 등 파생상품만 1000여 종이 출시돼 1조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국내 최초로 영국 BBC에 판매된 ‘로켓보이와 토로’나 ‘선물공룡 디보’ 등도 출판, 모바일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인 창조기업 등 콘텐츠산업 기반 활성화

불과 얼마전까지도 콘텐츠 산업의 화두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미디어 형태나 상품으로 확장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One Source Multi-Use)였다. 그러나 최근 멀티소스멀티유즈(MSMU·Multi-Source Multi-Use)마저 구문이 될 정도로 여러 소스를 묶은 다양한 융합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융합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문제는 ‘아이디어 빅뱅’을 담아낼 그릇, 즉 재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은 2008년에 견줘 75% 증가한 2156억 3000만원이었다. 유병한 문화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모태펀드 1600억 등 5000억원의 가용 재원을 이미 확보했다.”며 “올해 1000억, 2013년 2000억원을 더 확보해 총 8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화부는 이런 재원을 바탕으로 문화기술(CT) 연구개발(R&D) 등에 못지않게 ‘1인 창조기업’과 스토리텔링 사업 등에 대한 정책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식경제에서 창조경제로 전환되는 이른바 ‘포스트 벤처시대’를 맞아 주요 경쟁국에서도 ‘1인 창조기업’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해 1차로 12억원을 들여 50명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200명·2011년 500명·2012년 1000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OCCA 또한 ‘대한민국 新話(신화)창조 프로젝트’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토리 공모전으로 125억원을 투입해 스토리 발굴에서 제작,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난해 한국 콘텐츠산업 규모 세계 8위

콘텐츠 사업자와 관련 당국의 기운을 빼는 것이 불법 저작물의 범람이다. 이로 인해 콘텐츠 산업에 대한 리스크는 늘고 투자는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저작권 경찰 등을 동원,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적정한 가격대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른바 ‘갑·을 관계’의 재정립도 시급하다. 모바일업체 등 콘텐츠 배급업자에 견줘 제작업체의 위상은 바닥이다. 유 실장은 “4000원짜리 게임을 만들었으나 이를 이동통신사를 통해 다운받는 데 드는 비용이 1만원이라면 그 게임은 사라지고 만다.”며 “콘텐츠 제작 열기를 사그러들게 하는 불공정 거래관행을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 콘텐츠산업 규모는 세계 8위.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콘텐츠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금융·투자환경 조성, 전문인력양성, 유통구조개선 등 정책 지원을 통해 2013년 세계 콘텐츠 5대강국 진입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01-01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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